지난달 말 원화채를 대규모 매도해 시장을 놀라게 했던 템플턴 펀드가 돌아온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0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외국인은 장외 유통시장에서 1조3천여억 원 규모의 원화 채권을 사들였다. 구간별로 보면 올해와 내년 만기인 국고채와 통안채 중심으로 매수 주문이 집중됐다.
주체를 특정할 순 없지만, 교체 매매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외국인이 보유하던 종목의 채권 만기가 도래하자 다른 종목을 사들였다는 게 참가자들의 설명이다.
구체적 매수 주체로는 템플턴 펀드가 지목됐다.
전일 외국인 매수 종목의 대부분이 단기로, 포트폴리오의 만기를 짧게 운용하는 펀드 전략에 부합한다는 게 시장 참가자들의 설명이다.
템플턴 글로벌본드 펀드의 가중평균 듀레이션은 지난 6월 말 기준 1.20년을 나타냈다.
템플턴 글로벌본드 펀드가 전일 만기 도래한 통안채를 대거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도 매수 주체로 꼽히는 이유다.
팩트시트에 따르면 해당 펀드는 지난 6월 말 기준, 9월 9일 만기인 통안채를 3천434억 원 들고 있었다.
전일 외국인은 2020년 9월 9일 만기 도래하는 통안채를 6천100억 원 사들였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만기가 짧은 단기 원화채를 중심으로 교체 매매한 점을 미뤄볼 때 템플턴 펀드일 가능성이 크다"며 "추정이 맞는다면 외국인의 국내 이탈 우려는 완화할 것이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채권 운용역은 "어제는 추석 연휴 전 캐리를 얻기 위한 마지막 날이었다"며 "국내 시장을 이탈하는 것이 아니라면 원화채를 팔아 얻은 현금을 그대로 보유하기보다 재투자해 수익률을 높일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매수를 최근 미·중 무역 분쟁 등 대외 위험 완화와 연계해서 보는 시각도 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운용본부장은 "전일에는 달러-원 환율이 내리고, 외국인이 주식을 사는 등 리스크 온 분위기가 약하기는 하지만 이어졌다"며 "이러한 맥락에서 외국인이 신흥국 채권을 사들였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림1*
채권명 | 만기일 | 외국인 |
통안01260-2009-01 | 2020-09-09 | 6,100 |
통안DC019-1210-0910 | 2019-12-10 | 3,500 |
국고02000-2103(15-9) | 2021-03-10 | 2,000 |
국고02000-2112(18-9) | 2021-12-10 | 1,050 |
통안01870-1911-01 | 2019-11-09 | 1,000 |
[9일 외국인 주요 매수 종목, 인포맥스(화면번호:4565)]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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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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