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있지만 서울채권시장의 분위기는 과거와 사뭇 다르다.

올해 중 조달금리보다 채권 금리가 더 낮은 수준에 머무는 '역캐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연휴 동안 캐리 이익을 얻으려는 매수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시장참가자들은 최근 겹악재로 단기물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데다 역캐리로 연휴 특수마저도 누리지 못했다며, 분기 말까지는 단기물 분위기가 쉽게 돌아오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10일 연합인포맥스 시가평가 Matrix 일별 추이(화면번호 4789)에 따르면 전일 국고채 잔존만기 1년 구간 민간평가사 고시금리는 1.5bp 높은 1.211%에 고시됐다. 잔존만기가 1년 6개월 이상 남은 채권은 금리가 모두 하락했지만, 강세장에서도 단기물은 약세 흐름이 나타났다.

통상 연휴를 앞두고는 캐리 수요를 노린 매수가 적극적으로 유입되는 편이다. 연휴 동안에는 채권 거래를 할 수 없지만, 채권을 보유하면 만기가 짧아지면서 얻는 캐리 수익이 있다.

캐리 수익은 조달금리가 매수할 채권 금리보다 낮을 때 가치가 있다. 조달금리가 더 높은 역캐리 상황에서는 채권을 보유하면 오히려 보유에 따른 손실이 난다.

올해 들어 역캐리가 이어지면서 추석 연휴를 앞둔 채권업계 풍경도 과거와 사뭇 달라졌다.

그나마 8월 중순 이후 금리 레벨이 높아지면서 크레디트 채권은 캐리를 얻을만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시장참가자들은 전일 은행채 등을 중심으로 연휴 캐리를 기대한 수요가 유입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 규모는 크지 않아 과거처럼 연휴 특수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단기구간은 최근 약세에 비해서는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는 느낌이었고, 이 때문에 시장도 좀 더 강세로 움직인 면도 있었다"며 "은행채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국고 단기물은 비슷한 만기의 다른 채권보다는 상대적으로 약했지만, 생각보다 장이 강해지면서 단기도 괜찮았던 수준이었다"면서도 "다들 손익을 지키려고 하기 때문에 공격적인 매수로 보이진 않았고, 연휴 앞둔 캐리 수요도 과거보다는 적었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채권 딜러는 "연휴 캐리 수요가 들어온 건 일부 확인이 됐고, 채권 발행도 평소보다 잘 소화가 된 느낌이었다"면서도 "기본적으로는 여전히 역캐리인데다 CD도 발행되어야 하고, 연휴가 끝나면 분기말 모드기 때문에 단기물 분위기가 연휴를 기점으로 턴어라운드 됐다고 보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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