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달러-원 환율이 빠른 속도로 레벨을 낮추고 있는 가운데 향후 추이에 서울외환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10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이 단기적인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으며 저점을 탐색 중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근 롱이 대거 정리되며 포지션이 가벼운 가운데 저점을 확인하고 방향성을 찾고자 하는 심리가 강하다.

딜러들은 달러-원의 1,180원대 안착 여부를 주시하면서 1,180원대 초반을 단기 하단으로 보고 있다.



◇가벼운 포지션에 이벤트 대기…"저점 찍고 가자"

딜러들은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와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추석 연휴가 다가온 상황에서 추가 포지션 구축보다는 이벤트 확인 후 방향성을 잡아가려고 하고 있다고 말한다.

최근 역외를 중심으로 한 롱 정리가 대거 이뤄지면서 포지션이 가벼워진 만큼 저점을 찍고 방향성을 탐색하려는 심리가 강하다.

중장기적 달러-원 전망은 위쪽이지만 단기 하방 압력이 강하다는 점도 포지션 플레이를 제한하는 요인이다.

딜러들은 현재 달러-원은 단기적 조정세에 접어든 것으로 보이며 저점을 탐색 중이지만 아직 환율의 방향성을 아래로 형성할 만한 대형 재료가 나오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A 외국계 은행의 외환딜러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위험 선호로 돌면서 위험 회피에 급등했던 달러-원이 적정 레벨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장중 환율이 반등과 반락을 반복한 이유는 단기적 전망은 아래쪽인데, 중장기 전망은 위쪽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B 외국계 은행의 외환딜러도 "역외 쪽에서도 롱 포지션이 대부분 정리된 상황이다"며 "롱을 담기는 부담이고, 숏을 가기에도 어려운 만큼 포지션 플레이가 제한되는 상황이다. 저점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중장기 포지션 구축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역외 쪽의 롱이 대부분 정리된 상황이고 포지션이 매우 가벼운 상태다"며 "달러-원 환율을 확실히 아래로 끌어내릴 만한 재료도 없는 만큼 환율이 위아래로 튈 변동성이 여전한 상태다"고 말했다.



◇달러-원 단기 저점 어딜까…1차 하단은 1,180원대 초반

서울환시 외환딜러들은 달러-원 환율이 하락 흐름을 탄 만큼 당분간은 저점을 탐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간 달러-원을 급등시킨 가장 큰 재료 중 하나인 미·중 무역 협상이 순항하는 듯 보이고 그간 환율이 높았던 만큼 단기적으로는 하방 압력이 우세하다는 진단이다.

달러-원 환율은 전일까지 4거래일 연속으로 하락 마감했다.

약 일주일 전인 지난 3일 장중 1,217원까지 오르며 1,220원대를 위협했던 달러-원은 주초 '빅 피겨(큰 자릿수)'인 1,200원을 하향 이탈하고 약 한 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렸다.

전일 장중 한때는 1,180원대까지 하락했다.

딜러들은 대체로 달러-원의 1,180원대 안착 여부를 1차 하단으로 보고 있다.

전일 달러-원이 장중 한때 1,189.10원까지 하락했으나 이내 1,190원대로 반등한 만큼 저항도 강한 상황이다.

1,180원대 하향 돌파 및 안착에 성공한다면 다음 저항은 1,180원대 초반으로 보인다.

지난 7월 31일의 장중 저가 1,180.40원과 8월 1일의 저가 1,186.10원 사이 갭이 있다.

달러-원이 하락을 이어갈 경우 1,180원대 초반의 갭을 메우며 저점을 확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달러-원 중장기 방향은…전망 엇갈려

한편 달러-원 환율의 중장기 방향성에 대해서는 시장 참가자들도 제각각 다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내 경제 펀더멘털 여건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고 미·중 무역 협상에 관련된 확실한 호재도 나오지 않은 만큼 달러-원이 크게 레벨을 낮출 것으로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C 외국계 은행의 외환딜러는 "위험 선호 재료로 1,190원대 초반까지 내려왔으나 달러가 약세 흐름을 타지 않는다면 상황 반전이 쉽지 않다"며 "무역 협상 소식이 언제든지 반전될 수 있는 만큼 1,180원대 후반대가 최근 단기 하락 국면의 마지막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1,220원을 상회했던 달러-원 레벨은 지난 수년간의 평균 환율보다 높으며 달러-원이 장기적으로는 레벨을 낮춰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D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달러-원이 1,200원을 돌파하고 한때 1,220원을 상회하기도 했으나 이는 금융 위기 등을 제외한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간 적이 없는 레벨이다"며 "현 환율 수준이 지난 10년간의 평균 환율보다 여전히 높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현 수준에서 20원~30원 이상 빠질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도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완화 쪽으로 돌아서는 가운데 달러-원이 하락 흐름을 탔다"며 "이 상황에 포지션 플레이까지 더해지면 달러-원은 장기적으로는 1,150원대까지 내릴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그러면서도 "다만 달러-원을 그간 끌어올린 가장 중요한 이슈인 미·중 무역 협상과 관련된 확실한 호재가 없고 국내 경기 여건도 여전히 좋지 않은 만큼 달러-원의 하락 속도는 상승 속도보다 현저히 더딜 것으로 보인다"며 "근본적인 이슈들이 해결되지 않은 만큼 달러-원이 다시 위로 튈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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