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대규모 입찰 부담에다 유럽중앙은행(ECB) 정책 완화가 기대 이하일 것이라는 공포에 큰 폭의 하락세를 이어갔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0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7.4bp 오른 1.706%를 기록했다. 지난달 9일 이후 가장 높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2거래일 동안 15bp 이상 올랐다. 2016년 11월 이후 가장 큰 이틀간 상승폭이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7.5bp 상승한 2.184%를 나타냈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8.7bp 오른 1.672%에 거래됐다.

2년물은 8월 2일 이후, 30년물은 8월 9일 이후 최고치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4.7bp에서 이날 3.4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번 달 회사채 발행이 몰린 가운데 대규모 국채 입찰도 더해져 신규 물량 부담이 커졌다.

미 재무부가 이날 오후 실시한 380억 달러 규모의 3년물 국채 입찰은 충분한 수요를 끌어들이는 데 어려움을 나타냈다. 응찰률은 2.42배였다. 재무부는 이번 주 10년과 30년물 국채도 입찰할 예정이다.

낮은 조달 금리를 활용하기 위해 이번달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새로운 국채와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에서 매수 여력을 만들기 위해 기존 국채를 매도하는 경향이 있다.

야누스 헨더슨의 존 로이드 글로벌 신용 분석 공동 대표는 "신중한 부채 관리 속에서 회사채 발행이 이어지고 있다"며 "주택 소유주들이 금리가 떨어졌을 때 모기지 재융자에 나서는 것처럼 기업들의 재융자도 당연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재정적으로 보수적인 정책을 펼쳐온 독일이 재정지출 확대를 위해 국채를 발행할 의향이 있다는 점 역시 미 국채 값 하락 요인이 되고 있다. 독일은 역사적으로 낮은 차입 비용을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12일의 유럽중앙은행(ECB) 정책 결정 회의 결과에 시장이 실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ECB는 이 회의에서 부양 패키지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의 기대도 이미 커졌다.

ECB의 정책 여력이 없어진 것 아니냐는 의심 속에서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추가 통화정책 완화 능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미 마이너스를 나타내는 국채수익률을 볼 때 통화정책이 성장을 끌어 올릴 수 있을지 확실치 않다는 회의론도 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케네스 브룩스 전략가는 "일주일 사이 두 번이나 독일 재정 정책 관련 보도가 나왔다"며 "정부가 돈줄을 풀면 관세 둔화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낙관론이 채권 투자자를 궁지에 몰아넣고 있으며 국채수익률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프리스의 토마스 시몬스 선임 머니마켓 이코노미스트는 "ECB 회의에서 발표될 통화정책 완화가 감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소문으로 시장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며 "2주 전의 낮은 국채수익률과 비교할 때 국채 값이 약간 싸졌지만, 시장 실망 가능성 등 많은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달로 예정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재개 기대도 여전하다. 이번 협상에서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은 거의 없지만, 시장은 조그마한 진전이라도 기대하는모습이다.

페더레이티드 엔베스터의 돈 엘렌버거 멀티셋터 전략 대표는 "무역 전선에서 모든 것이 조용해졌다는 사실에 시장이 안심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트윗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 만으로도 투자자를 진정시키고 시장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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