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증권회사들이 과거 위탁매매업에서 벗어나 사업 다각화를 적극적으로 모색 중이다.

증권사들의 이러한 노력은 올해 2분기 실적에서도 확인됐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회사들의 투자은행(IB) 부문 수수료 수익이 사상 처음으로 수탁 수수료와 같은 수준으로 증가했다.

증권사들의 IB 부문 수수료 비중은 지난해 1분기 21.9%를 기록해 수탁 수수료 비중인 5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IB 수수료 비중은 지난해 2분기부터 분기별로 28.2%와 28.6%, 31.7%를 기록하며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들어서는 1분기 34%, 2분기 36.1%를 기록했다.

반면, 증권사들의 전통적인 수익원이었던 수탁 수수료 비중은 지난해 1분기 55%에서 점차 감소했다.

지난해 2분기에는 48%대로 떨어졌고, 4분기에는 39%대로 낮아졌다. 그러다 올해 2분기에는 IB 부문 수수료와 같은 수준까지 감소했다.

증권사들의 이러한 수수료 수익 변화는 증권업계의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증권사들의 사업은 과거 주식거래 위탁업에 집중돼 있었지만 최근 몇 년 동안은 대부분의 회사들이 IB 부문 성장에 집중해 왔다.

전문가들은 다만, 이러한 증권업계의 변화 속에서도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양극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까지는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수익성 차이가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IB 부문의 적극적인 투자에는 아무래도 탄탄한 자본력이 뒷받침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사는 중소형사보다 IB 수수료 변동성이 낮고 자산 건전성도 앞서고 있다"며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자기자본이익률(ROE) 격차는 2021년경에는 약 1.6%포인트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권사들의 사업 다각화 덕분에 국내 증시 변동성이 증권사에 미치는 영향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 악화로 거래량이 감소할 경우 브로커리지 수익은 줄어들겠지만, IB 수수료 등 자산을 활용에 따른 이익은 안정적으로 증가할 수 있어서다.

정 연구원은 "증권업종은 주요 금융업종 중에서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고, 유일하게 금리 하락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데다 예상 시가 배당률도 대체로 양호하다"며 "증권업종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IB 부문을 적극적으로 키우면서 수익성이 다각화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면서도 "다만, 아직 초대형 IB들의 추가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되며 대형사들은 풍부한 자본을 벤처 육성 등 다양한 부문에 투자할 수 있는 방안까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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