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오는 11월 역대급 면세점 입찰 대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공항의 알짜 사업권이 쏟아질 예정이어서 롯데와 신라, 신세계 등 '빅3'는 물론 중소·중견 면세점까지 특허권을 따내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내 총 12개 구역 면세점 가운데 내년 8월 계약이 만료되는 8개 구역의 면세점 특허권을 새로 배분하기 위한 입찰 공고를 11월 중 낼 예정이다.

신라면세점이 운영하는 DF2·DF4·DF6 등 3개 구역과 롯데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운영하는 DF3·DF7, 중소기업 면세점에 배정되는 DF9(SM면세점 운영) 및 DF10(시티플러스 운영), DF12(엔타스듀티프리 윤영) 구역 등이다.

신라면세점은 인천공항에서 가장 매출이 높은 화장품·향수 사업권을 포함해 입찰에 나온 3개 구역을 모두 수성하겠다는 입장이다.

롯데면세점은 과도한 임차료 부담을 못 견디고 2017년 사업권을 부분 반납했지만, 최근 들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영향이 잦아든 만큼 이번 후속 사업자 선정에 다시 참여할 계획이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면세점 등 후발주자와 중견업체 역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이번 사업권 경쟁에 적극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 사업권을 따내느냐가 연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데다, 홍보 등 직간접 효과도 누릴 수 있어 입찰공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이번 입찰부터는 운영 계약 기간이 5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에 대한 입찰도 11월 시작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5월 보세판매장 제도운영위원회에서 서울 3개, 인천 1개, 광주 1개 등 5개를 추가 허용하기로 했다.

2015년 이후 대기업이 운영하는 시내 면세점 수가 6개에서 13개로 두 배 이상 늘어나면서 포화상태다. 여기에 신규 면세점이 더 생기면 경쟁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인천공항 출국장과 달리 시내면세점에는 관심이 크지 않은 상태다.

시장에서는 면세점 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현대백화점 등이 뛰어들 것으로 예상하지만, 출혈경쟁으로 수익이 제대로 나지 않는 구조에서 선뜻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 상반기 국내 면세점 매출은 11조6천568억원으로 반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마케팅 비용 과다 지출로 영업이익은 오히려 쪼그라들었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3% 감소한 712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도 매출은 1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32% 감소했고, 신세계면세점 역시 매출이 73.5% 급증했음에도 영업이익은 23.5%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은 늘어나는데도 돈을 벌지 못하는 구조가 계속되면서 중소업체들은 사업 자체를 재검토해야 하는 시점까지 왔다"면서 "한꺼번에 너무 많은 사업권 입찰 매물이 나오다 보니 인천공항 등 한 쪽에만 경쟁이 몰리고 나머지는 흥행에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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