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0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 중앙은행의 부양책 도입 여부 등을 주시하는 가운데 등락이 혼재됐다.

미 국채 가격은 대규모 입찰 부담에다 ECB 정책 완화가 기대 이하일 것이라는 공포에 큰 폭의 하락세를 이어갔다.

달러화 가치는 글로벌 경제 침체 우려가 줄어 소폭 상승했다.

뉴욕 유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외정책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한 영향으로 하락했다.

이날 시장에서는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등 완화책에 대한 기대는 유지됐지만, 적극적인 금리 인하 기대는 다소 줄었다.

ECB 통화정책 회의에서는 예금 금리가 10베이시스포인트(bp) 인하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ECB가 금리를 20bp 내리고 양적완화(QE)까지 실시할 것이라는 앞선 전망에 비해서는 기대가 다소 후퇴했다고 진단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25bp 금리 인하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들 중앙은행이 공격적인 부양책을 내놔 주가를 밀어 올릴 것이란 기대는 다소 시들해졌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관련해서는 기대가 유지되고 있지만, 투자 심리를 부추길 만한 추가적인 호재는 나오지 않았다.

화웨이는 미국 상무부를 상대로 제기했던 장비 반환 소송을 취하했다. 이는 상무부가 2년 전 압류했던 통신장비를 반환한 데 따른 조치다.

화웨이의 소송 취하가 양국 간 긴장 완화에 도움을 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홍콩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미국에 추가 관세 유예나 화웨이 제재 완화에 나설 경우 농산물 구매를 확대하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주말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한 내용과 유사했다.

반면 對中 매파로 분류되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정책국장은 중국과의 협의에 인내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다소 신중한 발언을 내놨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3.92포인트(0.28%) 상승한 26,909.4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96포인트(0.03%) 오른 2,979.39에 마쳤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28포인트(0.04%) 하락한 8,084.16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12일의 ECB 통화정책 결정과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미·중 무역 협상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주요 중앙은행 정책 결정을 앞둔 데다 무역 문제 관련해서도 특이한 소식이 나오지 않으면서 이날 주가는 보합권 등락을 지속했다. 다우지수 등 주요 지수는 장 막판 비교적 큰 폭 오르며 낙폭을 줄이거나 상승 전환했다.

주요 기술주가 약세 흐름을 보인 점은 시장에 부담을 줬다.

미국 48개 주가 공동으로 구글의 독점 행위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는 소식이 기술주 전반에 부담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구글 주가는 보합세를 나타내지만, 페이스북 주가는 1.4% 하락했다.

애플이 오는 11월부터 애플 TV+ 서비스를 월 4.99달러에 도입할 것이란 발표로 넷플릭스 주가도 2.2%가량 하락했다.

아이폰11 등 신모델을 공개한 애플 주가는 약 1.2% 올랐다.

업종별로는 에너지가 1.29% 올랐고, 산업주도 1.0% 상승했다.

기술주는 0.49% 내렸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다소 부진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7월 채용공고는 721만7천 명으로, 지난 6월의 724만8천 명보다 0.4% 줄었다.

전미자영업연맹(NFIB)은 8월 소기업 낙관지수가 전월 104.7에서 103.1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ECB의 통화완화 강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를 저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CMC 마켓츠의 데이비드 마덴 시장 연구원은 "금리 인하가 확실시되는 미국과 달리 유럽 투자자들은 ECB가 얼마나 공격적일지에 대해 회의적"이라면서 "ECB 의도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관망 속에 다소 주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이달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91.2%, 동결 가능성을 8.8%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0.46% 하락한 15.20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7.4bp 오른 1.706%를 기록했다. 지난달 9일 이후 가장 높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2거래일 동안 15bp 이상 올랐다. 2016년 11월 이후 가장 큰 이틀간 상승 폭이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7.5bp 상승한 2.184%를 나타냈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8.7bp 오른 1.672%에 거래됐다.

2년물은 8월 2일 이후, 30년물은 8월 9일 이후 최고치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4.7bp에서 이날 3.4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번 달 회사채 발행이 몰린 가운데 대규모 국채 입찰도 더해져 신규 물량 부담이 커졌다.

미 재무부가 이날 오후 실시한 380억 달러 규모의 3년물 국채 입찰은 충분한 수요를 끌어들이는 데 어려움을 나타냈다. 응찰률은 2.42배였다. 재무부는 이번 주 10년과 30년물 국채도 입찰할 예정이다.

낮은 조달 금리를 활용하기 위해 이번 달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새로운 국채와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에서 매수 여력을 만들기 위해 기존 국채를 매도하는 경향이 있다.

야누스 헨더슨의 존 로이드 글로벌 신용 분석 공동 대표는 "신중한 부채 관리 속에서 회사채 발행이 이어지고 있다"며 "주택 소유주들이 금리가 떨어졌을 때 모기지 재융자에 나서는 것처럼 기업들의 재융자도 당연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재정적으로 보수적인 정책을 펼쳐온 독일이 재정지출 확대를 위해 국채를 발행할 의향이 있다는 점 역시 미 국채 값 하락 요인이 되고 있다. 독일은 역사적으로 낮은 차입 비용을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12일의 유럽중앙은행(ECB) 정책 결정 회의 결과에 시장이 실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ECB는 이 회의에서 부양 패키지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의 기대도 이미 커졌다.

ECB의 정책 여력이 없어진 것 아니냐는 의심 속에서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추가 통화정책 완화 능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미 마이너스를 나타내는 국채수익률을 볼 때 통화정책이 성장을 끌어 올릴 수 있을지 확실치 않다는 회의론도 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케네스 브룩스 전략가는 "일주일 사이 두 번이나 독일 재정 정책 관련 보도가 나왔다"며 "정부가 돈줄을 풀면 관세 둔화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낙관론이 채권 투자자를 궁지에 몰아넣고 있으며 국채수익률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프리스의 토마스 시몬스 선임 머니마켓 이코노미스트는 "ECB 회의에서 발표될 통화정책 완화가 감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소문으로 시장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며 "2주 전의 낮은 국채수익률과 비교할 때 국채 값이 약간 싸졌지만, 시장 실망 가능성 등 많은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 달로 예정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재개 기대도 여전하다. 이번 협상에서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은 거의 없지만, 시장은 조그마한 진전이라도 기대하는 모습이다.

페더레이티드 엔베스터의 돈 엘렌버거 멀티셋터 전략 대표는 "무역 전선에서 모든 것이 조용해졌다는 사실에 시장이 안심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트윗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 만으로도 투자자를 진정시키고 시장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7.528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7.197엔보다 0.331엔(0.31%)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0397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0500달러보다 0.00103달러(0.09%)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18.70엔을 기록, 전장 118.43엔보다 0.27엔(0.23%)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11% 오른 98.394를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재개 기대, 글로벌 경제 지표 반등, 전 세계 국채금리 상승 등 글로벌 경제에 우려를 키웠던 요인이 다소 물러나 위험 선호가 뚜렷해졌다.

안전통화로 여겨지는 엔은 달러 대비 최근 5주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속에서 일본은행(BOJ)이 9월 회의에서 부양 확대 가능성을 논의하는 데 열려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최근 전 세계 국채수익률은 상승하고 있다.

일부 투자자가 글로벌 경제에 대한 약세 베팅을 거둬들인 영향이다.

독일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한 달여 만에 처음으로 플러스 영역으로 상승했다. 미 국채수익률도 최근 한 달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MUFG의 리 하드만 통화 전략가는 "지금 우리가 보는 것은 지난 여름 나타난 투자금 흐름의 일부 되돌림"이라고 말했다.

경제 상황을 나타내는 씨티의 '이코노믹 서프라이즈 지수'에서 미국은 지난 2월 이후 처음으로 지난주 플러스로 돌아섰다. 영국은 6월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를 나타냈다. 주요 10개국 전체 지수도 1년 사이 가장 높다.

내셔널 오스트레일리아 뱅크의 로드리고 카트릴 선임 외환 전략가는 "더 위험 친화적이고 성장과 밀접한 통화로의 투자자 움직임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12일의 ECB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유로는 내렸다.

ECB는 금리를 인하하고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재가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추가 부양책이 유로존 경제 약세를 막는 데 얼마나 효과적일지, 이미 시장에 비둘기 ECB 기대가 반영된 만큼 실망을 줄지에 대한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유로-달러는 최근 4거래일 동안 1.1014~1.1018달러의 좁은 범위에서 주로 움직이고 있다.

웰스파고의 에릭 넬슨 통화 전략가는 "빅 이벤트인 ECB 회의를 기다리고 있다"며 "이미 매파적인 분위기에서 일부 물러났기 때문에 실망스러운 결과를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단스케 은행 분석가들은 "ECB가 발표할 구체적 조치의 내용보다 신호가 더 중요할 수 있다"며 "시장 반응은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성, 의지, 무엇이든지 하겠다는 실행 약속 등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ECB 조치가 인플레이션이나 경제에 미칠 영향에는 여전히 회의적이지만, 현 상황에서 ECB 조치가 없다면 걱정스러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12일 소비자물가지표, 13일에는 소매판매지표가 발표될 예정이다.

8월 고용보고서에서 예상보다 둔화한 신규 고용 증가율을 나타냈는데, 이들 지표를 통해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오는 17~18일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10월 초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 협상도 예정돼 시장에 위험 심리가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45달러(0.8%) 하락한 57.4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볼턴 보좌관 경질이 대이란 정책에 미칠 영향과 산유국 감산 관련 정책 소식 등을 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윗을 통해 볼턴 보좌관의 경질을 발표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란의 체제 전복 등을 주장하는 등 대외정책에서 강경 노선을 주장해온 '슈퍼 매파'로 꼽힌다.

강경 노선을 고수해 온 볼턴 보좌관의 경질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무력 마찰을 원하지 않는다는 시각을 강화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양측이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커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란을 둘러싼 긴장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가 부상하면서 유가에 반영된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이 조정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유가는 장 초반에는 오름세를 나타냈지만, 볼턴 경질 이후 하락세로 전환됐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신임 석유 장관에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의 넷째 아들인 압둘아지즈 빈 살만을 선임하면서 감산 정책이 더욱 타이트해질 것이란 전망이 부상했다.

살만 신임 장관은 사우디의 정책이 이전에서 변화가 없을 것이라면서, 산유국들의 감산이 중요하다는 견해를 표했다.

PVM의 타마스 바가 연구원은 "사우디는 명확하게 높은 유가를 원했고, 살만 왕자는 향후 사우디 정책에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면서 "산유국 그룹이나 사우디가 더 깊은 감산 필요성을 보고 있다는 힌트가 나올지가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석유장관 교체로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의 감산 정책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오는 목요일에는 산유국 석유장관들이 감산 이행 실태를 점검하는 공동점검위원회(JMMC)가 예정돼 있다.

원유 수요 둔화 전망도 유가에 부담을 줬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IEA가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 전망을 하루평균 110만 배럴에서 100만 배럴로 낮췄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0~15년 동안 봐온 것만큼 향후 강력한 수요 증가를 기대하는 것은 너무 낙관적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롤 총장은 다만 "신임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이 이번 주 OPEC에 더 큰 감산을 강하게 밀어붙일 것으로 기대하는 투자자들은 실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도 올해 원유 수요 증가 전망을 하루평균 100만 배럴로 이전 전망보다 10만 배럴 낮췄다. 다만 내년 원유 수요 증가 전망은 하루평균 140만 배럴로 유지했다.

골드만은 "내년 원유 수요 증가 전망은 시장의 재고를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OPEC의 추가 감산이 필요하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다음날 발표될 미국의 원유 재고가 4주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을 것이란 전망은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이란 긴장 완화가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킬두프 파트너는 "볼턴 해임으로 이란에 대한 무력 사용 공포가 줄었다"면서 "그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부터 이란 공격을 원해왔으며, 원유 시장은 그 때문에 항상 긴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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