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고용보험기금이 위탁주간운용사를 교체할지 논의한다.

고용보험기금의 주간운용사인 한국투자증권이 파생결합증권(DLS) 투자에서 약 500억원의 손실을 낸 탓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고용보험기금이 DLS 같은 고위험상품에 투자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11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고용보험기금은 이달 자산운용위원회를 개최하고 주간운용사 교체 등 여러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자산운용위원회는 자산운용 전략 등 자산운용에 관한 주요사항을 심의하는 곳이다. 자산운용위원회는 위원장 1인을 포함해 10인 이내 위원으로 구성된다.

위원장은 고용노동부 고용서비스정책관이다. 위원은 내부위원 2인(위원장 포함)과 외부위원 8인이다. 고용노동부장관은 기금 자산운용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을 외부위원으로 위촉한다.

고용보험기금이 주간운용사 교체 논의를 하는 것은 한국투자증권이 DLS 투자과정에서 수백억원대 손실을 낸 탓이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7월 2회에 걸쳐 독일 국채(10년) 금리 연계형 상품에 총 584억원을 투자했다. 이 중 손실 476억6천만원을 기록했다.

당시 한국투자증권은 미국과 유럽이 금리 인상 흐름에 있어 투자를 결정했다. 최근 10년 이내 독일 금리가 마이너스(-)로 하락한 사례가 적었던 점(1회)도 고려했다.

하지만 올해 2월 이후 미·중 무역분쟁, 미국의 금리정책 변화 등으로 독일 국채 금리가 급락했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7월 0.3%에서 올해 7월 -0.4%까지 하락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펀드 중도 매각 등을 검토했으나, 결국 만기 상환하기로 했다. 금리가 수시로 등락하고 만기 이전에 매각하면 10% 내외의 추가 손실을 볼 수 있는 점을 고려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고용보험기금이 DLS 같은 고위험상품에 투자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고용보험기금이 고용안정사업, 직업능력개발사업, 실업급여 등 고용보험사업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설치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고용보험기금 관계자는 "자산운용위원회에서 자산군별 투자 비중을 결정하고, 이를 토대로 주간운용사가 자금을 집행한다"며 "DLS 등 특정상품 투자는 주간운용사가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고위험상품 투자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난해 기준 고용보험기금의 자산배분안은 국내채권 53.4%, 해외채권 1.0%, 국내주식 23.7%, 해외주식 5.5%, 대체투자 9.4%, 단기자금 7.0%다.

다만 고용보험기금은 이달 자산운용위원회에서 전담자산운용제도(OCIO)를 바꿀지를 논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앞서 고용보험기금은 2015년 7월 OCIO를 도입했다. 1기와 2기 주간운용사로 한국투자증권을 선정했다. 운용사 선정주기는 4년이다.

1기는 2015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다. 2기는 올해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다.

고용보험기금 관계자는 "내부에 기금운용조직을 만들고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선임하는 방안은 현실적으로 하기 힘들다"며 "기금운용역 등을 충원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달 자산운용위원회에서 주간운용사 교체 등 다양한 안건을 다룰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로서 결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

ygkim@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9시 14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