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문재인 정부 들어서 처음으로 월간 취업자 증가 수가 4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최악의 '고용 참사'를 딛고서 올해 들어 완전히 '턴 어라운드'한 모습이다.

그 이면에는 65세 이상의 고령층을 위한 재정 일자리와 그간 부진을 면치 못했던 30~40대의 회복세가 한몫했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2019년 8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에 비해 45만2천명 증가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서 최대 증가 폭이다.

지난해 월평균 증가가 9만7천명에 불과했던 최악의 '고용 참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45만2천명은 시장의 기대치를 큰 폭으로 웃도는 수준이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정부 정책에 따른 '재정 일자리' 영향이 컸다. 65세 이상의 취업자 수는 23만7천명 늘었는데, 이는 작년 같은 기간(16만3천명)과 비교하면 7만4천명 늘어난 규모다.

통계청 관계자는 "정부가 올해 노인 일자리를 61만개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이는 작년보다 10만개 증가한 것"이라며 "대략 보면 60세 이상의 일자리가 여기서 창출된 셈"이라고 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그간 정부가 재정을 적극적으로 운영해온 만큼 정책 효과가 상당 부분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단순히 재정 일자리로만 45만명이 넘는 일자리 증가 폭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민간 부문에서도 분명하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우선 40대의 일자리 감소 폭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올해 들어서도 1분기(-15만4천명), 2분기(-18만2천명)가 마이너스(-) 행보를 보인 40대 일자리는 8월에는 -12만7천명으로 축소됐다.

이는 제조업의 업황이 좋아진 데 따른 결과다. 이 기간 제조업 일자리는 2만4천명 줄었으나 올해 1분기(-14만3천명), 2분기(-6만4천명)와 비교하면 크게 개선됐다.

제조업 중에서도 조선업이 속한 기타운송장비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8월 6천800명 늘었는데,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많다.

30대는 취업자 수 감소 폭이 9천명에 불과했는데, 역시 1분기(-10만8천명), 2분기(-6만5천명)와 비교하면 좋아졌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30대의 경우에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숙박 및 음식점업 외에도 변리사와 변호사, 컨설팅 등으로 대표되는 전문과학기술 쪽에서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20대(7만1천명)도 올해 들어 처음으로 7만명을 넘겼다.

특히 숙박 및 음식점업에서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통계청은 "표준오차가 커서 공개할 수 없지만, 임시직이 아닌 상용직도 상당 부분 있어서 단순히 아르바이트 증가분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전했다.

결국 정부와 민간이 같이 우리나라 고용을 이끈 셈이다. 다만, 8월 지표로 추세적으로 고용이 개선된다고 판단하기 이르다는 평가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주로 늘어난 게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숙박 및 음식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양질의 일자리가 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기저효과가 상당하다고 판단되는 만큼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수출도 어렵고 기업이 투자를 회피하고 있는데, 구조적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크게 생길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숫자만 좋아진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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