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포드의 신용등급이 정크 등급으로 강등되면서 채권시장에 미치는 파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포드는 지난 2005년 '추락 천사'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만들어낸 기업으로, 이번에도 당시와 같은 파급력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9일(현지시간) 포드의 신용등급을 투자적격 등급인 기존 'Baa3'에서 투기 등급인 'Ba1'으로 한 계단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무디스의 등급 중 Ba1이 하는 투자 부적격인 투기등급으로 분류된다.

이에 대해 마켓워치는 "포드는 역사상 다섯 번째로 큰 추락 천사가 될 수 있다"며 "이번 강등은 과도한 레버리지에 싸인 미국 기업의 투자등급 박탈을 우려하는 투자자에게 경종을 울렸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다른 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나 피치가 포드의 등급을 강등해 공식적으로 투자등급 채권 지수에서 빠지는지 우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추락 천사란 투자적격 등급을 상실한 기업으로, 지난 2005년 미국 제너럴모터스와 포드가 동시에 정크본드로 신용등급이 강등되며 용어가 나왔다.

포드와 같은 대형 기관이 정크본드 즉, 고금리 채권시장으로 진입할 경우 정크 기업의 크레디트 가격은 짓눌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포드의 채권 발행 잔액 규모는 350억달러가 넘어 고금리 지표의 3%를 차지하게 된다. 만일 무디스 외에 한 개 이상의 다른 평가사가 등급을 강등한다면 포드는 역대 다섯 번째로 큰 추락 천사가 된다.

전문가들은 추락 천사가 채권시장 수요를 압도했던 방식으로 지난 2005년 사례를 지목했다. 추락 천사가 고금리시장에 새로 진입하면 투자자는 이들 물량을 흡수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시 미국 자동차 업계의 어려움으로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가 모두 투자등급 지위를 잃었고, 양사가 발행한 채권 잔액은 전체 시장의 12%를 웃돌며 정크본드 시장은 공급 과잉에 질식할 지경이 됐었다.

리먼 리비안 프리드슨 어드바이저의 마티 프리드슨 CIO는 "당시 그런 결과로 GM과 포드의 신용등급 강등만으로도 고금리 크레디트 스프레드가 50bp 추가 확대됐다"고 추정했다.

투자자가 미국 국채 대비 정크 본드를 보유하는 대가로 요구하는 추가 프리미엄이 50bp나 추가로 늘어난 셈이다.

현재 투자자는 투자등급의 최하단인 3조 달러 상당의 BBB등급에 관심을 둔다. 이들 기업은 정크 강등의 벼랑 끝에 있는 곳들이고, 고금리 회사채 보유가 금지된 연기금이나 보험사와 같은 보수적 투자자의 매도세도 뒤따를 수 있다.

다만, 이번에 강등된 포드와 다른 BBB등급 기업의 상황은 다르다는 반론도 있다.

BOA메릴린치의 한스 미컬슨 투자등급채권 헤드는 "포드의 등급 강등은 상당한 개선을 보인 여타 BBB등급 기업의 사례와는 동떨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포드 상황은 이례적으로, 투자등급시장의 BBB 기업과 동일하게 볼 수 없다"며 "이들 기업은 경기 주기성이 약하고, 투자등급 지위를 방어하기 위해 배당 삭감과 자산 매각 등의 수단을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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