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임하람기자 =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11일 이번 추석 연휴(12~15일) 기간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경제지표, 미·중 무역협상 관련 추가 뉴스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 ECB, 얼마나 완화적일까

ECB는 오는 12일(현지시간)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한다.

ECB가 이날 회의에서 적극적인 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후퇴한 가운데 예금금리를 10bp 인하하고 경기 부양책에 대한 힌트를 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오는 10월 말 임기를 마친다. 드라기 총재가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차기 ECB 수장인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청문회 등을 통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함에 따라 이번 회의에서도 시장의 기대에 부응할만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라가르드 총재는 유럽의회 경제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약한 성장세와 낮은 인플레이션 등을 고려할 때 매우 완화적인 정책이 장기간 필요하다"면서도 "현재의 비전통적 정책의 부작용도 유념해야 하며 좀 더 폭넓은 정책 검토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장참가자들은 ECB가 금리 인하와 양적완화(QE)로 대대적인 부양에 나설 경우 글로벌 환율 경쟁이 촉발될 우려도 있다며 이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응에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A 외국계 은행의 외환 딜러는 "막상 ECB 부양책이 나오면 시장이 실망할 수 있지만, 신호조차 없다면 시장은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달러 방향도 ECB가 결정할 것으로 보여 주목하고 있다"며 "FOMC의 금리 인하가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에 못 미치면 다른 수단을 동원해 달러 약세를 유도할 수 있어 자국 통화 약세 경쟁이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미·중 무역 협상 전개…美지표·트럼프 트윗도 주목

연휴 중 미국과 중국 간 무역 협상 전개 과정도 주목해야 할 요소다.

10월 초 무역 협상 성사가 최근 달러-원을 '빅 피겨(큰 자릿수)'인 1,200원 아래로 끌어내린 이벤트인 만큼 협상의 전개 과정이 중요하다.

현재까지 협상 과정은 순조롭게 흘러가는 것으로 관측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국은 무역 협상을 원한다"고 언급하고, 다음 주에 협상이 예정됐다고 밝힌 상태다. 고위급 협상 전 실무급 협상을 언급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합의를 위해 미국산 농산물을 추가 구매하는 데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만약 연휴 기간 무역 협상과 관련된 대형 호재가 발표될 경우 달러-원은 역외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이를 반영할 수 있다.

최근 원화가 위안화에 연동되는 모습을 보인 만큼 역외 달러-위안(CNH)의 흐름도 눈여겨봐야 한다.

연휴 기간 중(12~13일)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 3차 TV 토론회가 열리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내년 대선에 정치적 사활을 걸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토론회 직후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자신의 트위터 등을 통해 빅 뉴스를 내놓았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2차 토론회 직후 중국산 수입품 추가 3천억 달러에 대한 관세 부과를 트위터를 통해 발표하기도 했다.

연휴 기간 중 발표되는 미국의 경제 지표로는 소비자물가지수(12일), 소매판매(13일)가 있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그간 '연휴에는 롱이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미·중 무역에 관련된 굿 뉴스가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반대 상황도 연출될 수 있다"며 "통제할 수 없는 리스크인 만큼 시장은 연휴 전 포지션을 아주 가볍게 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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