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노요빈 기자 =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추석 연휴 열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회의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퇴임을 앞두고 있어 공격적인 완화 정책을 내놓기 어려울 수 있고, 시장은 예상한 수준의 정책으로는 큰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11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ECB가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새로운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ECB가 예금금리를 마이너스(-) 0.4%에서 -0.5%로 10bp 인하하고, 월 450억 유로의 자산매입도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도 "(ECB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으며, 빠르면 내년에 양적완화(QE)를 할 것이라는 시그널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장 참가자들의 기대감은 저조한 상황이다. 드라기 ECB 총재가 정책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이달 12일과 다음 달 24일 두 번뿐인데, 자신의 임기가 끝나가는 시기에 대대적으로 완화적인 정책을 펴기에는 부담이 클 것이라 분석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딜러는 "(ECB 총재직이)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로 넘어가는데 드라기 입장에서 과연 9월에 대규모 완화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대규모 완화 프로그램을 내놓더라도 어느 쪽으로 영향을 미칠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며 "위험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금리가 상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운용역은 "ECB가 얼마나 완화적일지 지켜봐야 한다"며 "경기 부양효과가 기대보다 완화적이면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크지만 ECB가 정책금리를 대폭 낮출 여력은 많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드라기 총재가 퇴임을 앞두고 큰 바주카포(완화정책)를 쏠 것 같지 않다"며 "다만 독일 경제지표 부진을 보면 그럴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ECB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고, 또 ECB의 완화정책이 금리 상승 방향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국내 채권시장의 반전 계기를 찾기 위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ECB는 시장에서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어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추석 이후 매수 심리가 돌아오고, FOMC 이후로 이런 흐름이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FOMC는 한국시간으로 19일 새벽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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