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시장 예상을 웃돈 인플레이션과 유럽중앙은행(ECB) 회의를 앞둔 부담에 하락세를 이어갔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1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2.7bp 오른 1.733%를 기록했다. 8월 6일 이후 가장 높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2.4bp 상승한 2.208%를 나타냈다. 지난달 9일 이후 최고치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2bp 내린 1.670%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3.4bp에서 이날 6.3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ECB 회의를 하루 앞두고 회의 결과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부상했다. 유럽 국채는 물론 미 국채시장에도 강한 매도세가 이어졌다.

시장은 ECB가 금리 인하와 채권매입 재개 등 부양 패키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커진 시장의 기대에 부합할지 경계감도 보인다. 또 마이너스 금리에서 부양책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비난도 거세지고 있다.

ECB가 시장 기대만큼 비둘기파적인 모습을 보일지 의구심이 늘어나면서 지난 몇 거래일간 유럽과 미국 장기물 수요가 줄었다. 이에 따라 가파른 글로벌 국채수익률의 하락세는 멈췄다.

독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0.56%를 기록했다. 지난주 저점을 -0.72%까지 낮췄다가 최근 연속 반등했다.

미 재무부가 이날 오후 실시한 240억 달러 규모의 10년 만기 국채 입찰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전일 3년물에 이어 수요는 다소 부진했다. 오는 12일 30년 국채 입찰도 앞두고 있어 신규 공급 물량 부담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저금리에 회사채 발행도 이어지고 있다.

인플레이션 압력도 약간 나타났다. 지난 8월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1% 상승해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 역시 시장 예상보다 높은 0.3% 증가율을 보였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을 흔들 만큼 강하지는 않지만, 점차 반등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주 1.456%로 3년 이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연속 반등하고 있다. 30년 국채수익률 역시 지난달 14일 1.90%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한 뒤 30bp 정도 올랐다.

브리클리 어드바이저리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ECB의 매파들이 승리할 경우 지난주 가파른 국채수익률 상승은 드레스 리허설에 불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의 프랭크 딕스미어 글로벌 채권 대표는 "ECB 회의를 앞두고 총체적인 부양 패키지가 나올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꽤 높다"며 "추가 자산매입 필요성과 관련해 ECB 위원들의 합의가 부족하기 때문에 실망감을 줄 가능성 역시 상당히 높다"고 분석했다.

딕스미어 대표는 "일부 위원은 즉각적인 채권매입 재개에 공개적으로 의문을 표하고 있다"며 "ECB에서 절대적인 컨센서스는 없다"고 지적했다.

ING의 앤투안 부베트 선임 금리 전략가는 "ECB 회의를 앞두고 투자자들은 공격적인 기대를 뒤로한 채 테이블에서 일부 칩을 치우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SEI 인베스트먼트의 신 심코 글로벌 채권 매니지먼트 대표는 "중앙은행에 실망할 수 있는 범위가 아주 넓다"고 강조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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