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미국이 이란 제재 완화를 검토 중이란 소식 등으로 하락했다.

11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65달러(2.9%) 하락한 55.7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이란 정세와 미국 재고 지표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일 대이란 강경 정책을 고수했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을 해임하면서 이란 정세가 급변할 조짐이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블룸버그 통신은 이달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의 회담 등을 위해 이란 제재를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제재 완화를 검토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볼 것"이라면서 이란은 합의를 원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CNBC와 인터뷰에서 제재가 완전히 해제되기 전까지는 협상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유가는 이날 장 초반 오름세를 나타냈지만, 해당 보도 이후 하락 반전해 가파르게 낙폭을 확대했다.

이란 제재가 완화될 경우 이란 원유가 시장으로 되돌아오면서 원유 공급 우위 상황이 심화할 수 있다.

글로벌 원유 수요 감소 우려도 지속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이날 발표한 월간 보고서에서 올해 및 내년 원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또다시 하향 조정했다.

OPEC은 올해 원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하루평균 102만 배럴로 조정했다. 8월에 내놓은 전망 110만 배럴에서 8만 배럴 내렸다.

글로벌 성장 전망 하향 조정 등을 이유로 꼽았다.

OPEC은 내년에는 원유 수요 증가치가 하루평균 108만 배럴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전 전망에서 6만 배럴 하향 조정했다.

미국 원유 재고는 예상보다 큰 폭 줄어들었다.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 원유재고가 약 691만 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 240만 배럴 감소보다 큰 폭 줄었다.

시장 참가자들은 산유국 감산 정책의 변화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OPEC 등 산유국은 다음날 석유장관들이 감산 이행 실태를 점검하는 공동점검위원회(JMMC)를 연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이란 정세가 유가에 지속해서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RBC 캐피탈 마켓의 전략가들은 "볼턴의 갑작스러운 해임은 이란 핵 갈등을 대폭 경감할 수 있는 촉매 요인"이라면서 "이는 오는 2020년 1분기까지 하루평균 70만 배럴의 원유를 시장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jwoh@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9시 06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