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우성문 통신원 = 월가 전문가들은 12일 유럽중앙은행(ECB)이 9월 통화정책 회의 결과가 시장 예상에 부합하거나 예상을 상회하는 비둘기파적인 조치였다고 평가했다.

ECB는 예금금리를 현행 마이너스(-) 0.4%에서 0.5%로 인하했고, 11월1일부터 월 200억 유로 수준의 순자산매입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노디아의 잔 본 게리츠 수석 전략가는 "ECB가 발표한 완화 정책들은 어느 정도 시장의 예상을 상회한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SEB의 전략가들 역시 "ECB의 결정은 크게 시장 기대와 맞아떨어졌다"면서 "자산매입 프로그램 규모가 매달 200억유로로 시장 예상보다 소폭 적었지만, 선제안내와 관련해 더 가능성을 열어둔 점과 양적완화 등은 기대보다 더 비둘기파적이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에버코어ISI는 "ECB의 예금 금리 인하와 채권 매입 프로그램 재시작은 시장 친화적이고 균형이 잘 잡힌 은행을 도울 수 있는 부양 패키지"라고 평가했다.

에버코어ISI는 "양적완화가 무기한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물가를 효과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고 재정 확대 등을 장려할 것"이라면서 "따라서 우리는 이번 결정을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승리라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헤르메스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실비아 달 앤젤로 전략가 역시 "ECB는 공격적인 완화 정책을 발표했다"면서 "새로운 양적완화 프로그램이 무기한이라는 점은 매우 강력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앤젤로 전략가는 "지난 양적완화 프로그램과 비교해 자산 매입 규모는 작지만, 제한이 없다는 점이 이번 프로그램을 보다 강력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부양책이 경제를 살리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ABN암로의 닉 쿠니스 전략가는 "ECB의 새로운 채권 매입 프로그램은 유로존의 부진한 경제 성장과 물가를 끌어올리기에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한 달 200억유로 규모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숫자"라고 말했다.

쿠니스 전략가는 "향후 ECB는 경제 전망을 개선하기 위해 더 많은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분명해질 때 채권 매입 속도를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렌버그의 전략가들 역시 "ECB의 보다 더 공격적인 입장은 유로존 경제에 큰 변화를 주지 못할 것"이라면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등 외부 불확실성 충격 요인과 브렉시트로 인해 유로존 경제는 회복궤도에서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가계와 기업의 대출 금리가 낮아진다고 해도 이는 소비나 기업투자를 크게 끌어 올리지 못할 것"이라면서 "다만 이는 하방 압력을 조정하고 금융시장 혼란을 줄일 수는 있다"고 말했다.

판테온의 클라스 비스테센 전략가 역시 "낮은 금리와 더 많은 자산매입이 유로존 은행들이 구조적으로 물가 목표에 도달하도록 돕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러한 부양 패키지는 결국 영구적인 마이너스 금리와 영구적인 양적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sm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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