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유럽중앙은행(ECB)의 부양 패키지에도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기대, 국채 입찰 부진에 하락세를 이어갔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2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5.6bp 오른 1.789%를 기록했다. 최근 6주 동안 가장 높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5.5bp 상승한 2.263%를 나타냈다. 5주 이내 최고치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5.3bp 오른 1.723%에 거래됐다. 거의 6주 동안 가장 높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6.3bp에서 이날 6.6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 국채시장은 ECB 결정을 소화한 뒤 무역 긴장 경감, 입찰 부진에 전강후약의 흐름을 보였다.

ECB가 금리 인하와 자산매입 재개 등 광범위한 부양 패키지를 선보여 유로존 국채는 물론 미 국채 값도 장초반 상승했다.

ECB는 예금금리를 10베이시스포인트 인하했고 오는 11월부터 양적완화(QE)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ECB는 필요할 때까지 매월 200억 유로가량의 채권을 매입하고, 포워드 가이던스도 변화를 줬다.

앞서 ECB의 부양책에 대한 시장 기대가 커진 만큼 회의 결과가 기대에 부합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시장은 대체로 안도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금리 인하 폭과 채권 매입 규모가 시장 예상보다 적다는 분석에 힘이 실렸다.

최근 글로벌 국채수익률을 끌어내린 무역 전쟁에 따른 경기 침체 공포가 빠르게 사라지면서 ECB 영향력은 빠르게 사라졌다.

독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4.3bp 오른 -0.521%에 거래됐다.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2bp 오른 0.862%를 나타냈다. 장중 0.791%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반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산 수입품 관세 인상을 10월 1일에서 15일로 연기했고, 중국이 미국 농산물 구입 의사를 밝히는 등 무역 긴장이 대폭 줄었다.

중국은 이번 협상에서 무역 문제만 논의하고, 국가안보 이슈 등은 별개로 논의하는 투트랙 접근을 고려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과 중간단계의 무역 합의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백악관 고위 관료가 이 보도를 부인했지만, 부분 이슈라도 무역 진전을 모색하려는 양국의 움직임에 시장은 기대감을 키웠다.

신규 물량 부담 속에서 10년물 국채 입찰 수요도 부진했다. 이날 미 재무부가 실시한 10년물 입찰 응찰률은 2.22배로 투자자 관심을 끌어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입찰 이후 미 국채수익률은 상승 폭을 키웠다.

최근 국채수익률이 상승했지만, 여전히 역사적 저점 수준이어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헤드라인은 둔화했지만, 세부항목은 예상을 웃도는 등 엇갈렸다.

FTN 파이낸셜의 짐 보겔 금리 전략가는 "주식시장은 관세가 끝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고, 채권시장은 이런 무역 분위기에 익숙해지는 데 몇주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웨스턴 에셋 매니지먼트의 안드리아스 빌미어 국채 분석가는 "표면적으로 금리 인하 폭이 10bp에 불과했고, 월간 매입 규모가 200억 달러에 머물러 ECB의 발표는 시장의 기대와 비교할 때 다소 실망스러웠다"고 지적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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