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전세계 중앙은행이 월가의 약세론자들을 상대로 '살인 타선'(Murderers Row)을 이끌고 있다고 진단했다.

13일 마켓워치에 따르면 BofA의 마이클 하넷 미국 전략가는 분석 보고서에서 "오늘날의 살인 타선은 제롬 파월, 마리오 드라기, 구로다 하루히코"라며 "이들 중앙은행 총재는 월가의 약세론자를 야구장 밖으로 밀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살인 타선은 1927년 베이브 루스와 루 게릭 등 양키스의 라인업으로, 역사상 최강의 타선으로 꼽히고 있다.

하넷 전략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40건의 금리 인하가 있었다.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은 더 마이너스로 금리를 인하했고, 무기한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개시했다.

하넷 전략가는 "왜 중앙은행들이 통화 부양에 집착하는지 이해할 수 있지만, 미국 경제가 침체에 진입하면서 내년에 터질 채권 거품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앙은행들은 침체 위험, 제조업과 무역에서 전염 등을 되돌리기 위해 부양책을 계속 더 늘릴 많은 이유가 있다"며 "모든 이들은 채권 거품이 지속할 것이라는 데 포지션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은행 부양책의 핵심은 경제를 활성화해 경제 성장 속도를 높이는 것이다.

BofA와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리서치(EPFR)의 펀드 자금 흐름에 따르면 중앙은행들의 조치로 채권 랠리가 이어졌다.

지난 11일로 끝난 주간 채권과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유입됐다. 주식형펀드에 144억 달러가 유입돼 2018년 3월 이후 가장 많았지만, 채권형 펀드로도 소규모 자금이 들어왔다. 하이일드 펀드가 주도했는데, 27억 달러가 들어왔으며, 이는 6월 이후 가장 많다.

하넷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채권 버블에 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채권형 펀드로의 기록적인 자금 흐름, 채권시장 전반의 기록적인 가격, 중앙은행이 초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광범위한 믿음, 미국 금리도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확신 등이 그 증거다.

그는 "이런 요인들로 미국과 유럽이 일본의 운명을 향해 가는 일본화(Japanification) 테마에 사로잡혀 있다"며 "일본 경제는 막대한 정부 부채, 중앙은행 개입, 성장 둔화와 만성적인 디스인플레이션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하넷 전략가는 채권 버블에 대한 믿음이 잘못돼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1.5%를 지속해서 밑돌지 못한 것은 거품이 곧 꺼질 것이라는 점을 암시하는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차트"라고 주장했다.

또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시장의 믿음은 잘못됐다"며 "미국인들의 자발적인 이직률이 최근 사이클상 고점을 찍었는데, 이는 통상 더 빠른 임금 성장, 내년 4%의 임금 성장을 예고하며 경제 전반의 인플레이션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플레이션이 가속하면 채권시장 버블은 터지고, 수익률이 상승하면 주식시장도 오르고,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실패한 시도였던 금리를 인상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는 "2020년 채권 거품 붕괴가 신용과 주식의 빅이슈가 돼 월가의 디레버리지, 실물경제 침체를 초래할 것"이라며 "2020년 위험자산에 약세 전망을 유지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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