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미·중 무역 협상 낙관에도 공급 초과 상황에 대한 우려가 지속하면서 하락했다.

1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24달러(0.4%) 하락한 54.8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번 주 3% 하락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무역 협상 관련 소식과 원유 시장의 수급 구도 등을 주시했다.

중국 관영 통신 신화는 중국 정부가 미국산 제품 추가 관세 부과 대상에서 대두와 돼지고기를 비롯한 일부 농축산물을 제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미국의 약속 이행과 진전을 바라며, 양국 농업 협력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고 신화통신에 밝혔다.

미국의 관세율 인상 연기와 중국의 일부 미국산 제품 보복 관세 부과 유예 등 양국의 진전된 조치들이 최근 잇따라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 포괄적인 무역 합의가 아니더라도, 일부 사항에 대한 '중간단계' 합의를 먼저 체결할 가능성도 부인하지 않았다.

양국이 무역 문제와 관련해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이는 원유 등 위험자산 투자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경기 침체에 따른 원유 수요 둔화 우려도 경감할 수 있는 요인이다.

유가는 하지만 시장의 공급 우위 상황이 지속할 수 있다는 우려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대 이란 정책 강경파인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경질 이후 이란 제재 완화 가능성이 공급 증가 전망을 자극하고 있다.

전일 열린 주요 산유국의 감산 이행 상황 점검 회의에서도 이라크와 나이지리아 등 감산 합의를 이행하지 못했던 국가들의 이행 다짐을 받았지만, 시장 일각에서 기대했던 추가 감산 결정은 나오지 않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올해 및 내년 원유 주요 증가 전망을 이번 달에 또 하향 조정하는 등 중장기적인 공급 초과 상황에 대한 우려가 지속했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공급 우위 상황에 대한 부담이 지속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유진 웨인베르그 연구원은 "유가 하락과 대량의 재고 축적을 막기 위해서는 OPEC+가 자발적인 추가 감산을 도입해야 할 것"이라면서 "OPEC+가 직면한 도전은 내년에 더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네이더 일렉트릭의 로비 프레이저는 "무역정책 불확실성과 브렉시트. 이란 제재 문제 등으로 공급 초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볼턴의 사임은 이란 원유가 시장으로 다시 진출할 가능성을 키운다"고 말했다.

jwoh@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4시 43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