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16일 서울 채권시장은 추석 연휴 기간 급등한 미국 국채 금리에 영향을 받아 가파른 약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연휴 간 미 국채 금리는 미·중 무역 협상 기대감이 커진 데다 소매판매 등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를 나타내 크게 올랐다.

국내 채권시장이 반영한 지난 10일(미국시각) 이후 3거래일간, 미 10년 금리는 16.52bp, 2년 금리는 12.39bp 급등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시장 일각의 우려와 달리 과감한 통화 확대 정책에 나섰지만, 내부 이견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강세 재료로 힘을 쓰지 못했다.

ECB는 예금금리를 마이너스(-) 0.50%로 10bp 인하하고 오는 11월 1일부터 자산매입을 재개하기로 했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의 옌스 바이드만 총재는 일간 빌트에 ECB의 결정에 대해 "도가 지나쳤다"며 "(현재 경기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정책 패키지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 분쟁이 격화되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에 대응해 대규모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란 채권시장의 기대도 흔들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산 수입품 관세 인상을 10월 1일에서 15일로 연기했고, 중국은 미국 농산물 구입 의사를 밝혔다.

미국이 중국과 중간단계의 무역 합의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백악관 고위 관료가 이 보도를 부인했지만, 부분 이슈라도 무역 진전을 모색하려는 양국의 움직임에 시장은 기대감을 키웠다.

국내 기준금리를 두고서도 내달 인하는 예상되지만, 그다음 행보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연준과 ECB가 향후 신중한 행보를 보인다면 한은이 사상 최저(1.25%)를 뚫고 1.00%대까지 기준금리를 빠르게 내릴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번 주 FOMC 회의가 열리지만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대규모 인하 기대는 크지 않다.

내수 비중이 큰 미국 경제의 중요 지표인 소매판매는 8월에 전월 대비 0.4% 증가한 것으로 발표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 0.2% 증가를 웃도는 결과다.

이에 영향을 받아 지난 13일 미 10년물은 12.52bp 급등해 1.8986%, 2년물은 8.27bp 올라 1.7979%를 나타냈다. 장중 10년 금리는 1.90%대에 올라서기도 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7.07포인트(0.14%) 상승한 27,219.52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는 8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0.07%와 0.22% 내렸다.

수급상으로는 국내 채권시장에 분기말 펀드발(發) 약세 압력이 커질 수 있다.

다만 국공채형 머니마켓펀드(MMF)는 추석을 앞두고 미리 불확실성에 대비하고자 현금을 쌓아두는 움직임이 관측됐던 만큼 국공채 매도 움직임은 생각보다 약할 수 있다.

연간 목표를 이미 달성한 증권사들이 무리하지 않으려는 움직임도 시장의 매수세를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날 기획재정부는 국고채 10년 입찰을 1조7천억 원 규모로 진행한다. 오전 11시경에는 중국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고정자산투자율이 발표된다.

뉴욕 차액결제 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 13일 1,178.75원에 최종 호가가 나왔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1.10원)를 고려하면 추석 연휴 직전 거래일(11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91.00원) 대비 11.15원 내린 셈이다. (금융시장부 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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