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미래에셋그룹이 미국의 고급 호텔부터 국내 항공사까지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주 계약을 체결한 미국 최고급 호텔 인수 건을 내년 초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호텔 인수에는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캐피탈 등 미래에셋그룹 계열사 자금이 대거 투입된다.

총 인수 금액은 약 58억달러이며 미래에셋대우가 약 15억달러, 미래에셋생명이 약 4억1천만달러,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약 1억6천만달러, 미래에셋캐피탈이 8천200만달러가량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인수하는 호텔은 중국 안방보험이 지난 2016년 블랙스톤으로부터 매입한 자산으로, 미국 전역 9개 주요 도시에 위치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유수의 글로벌 투자자들과의 경쟁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다른 투자자들과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은 이번 호텔 인수 금액이 국내 최대 해외 대체투자 규모인 데다 일부 호텔 소유권에 문제가 생기면서 계약 체결이 다소 지연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은 이번 투자를 통해 해외 금융시장에서 미래에셋의 입지를 확고히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도 뛰어들면서 주목을 받았다.

HDC현대산업개발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섰으며 적격인수 후보(쇼트리스트)에 포함됐다.

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애경그룹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컨소시엄, 사모펀드 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놓고 경쟁하게 된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번 인수전에서 재무적투자자(FI)로 나서지만,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이 향후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성공하면 경영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현재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금산법) 하에서는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을 지배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향후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미래에셋의 지분율이 얼마나 될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두고 있다.

미국의 최고급 호텔과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 등 미래에셋그룹의 이러한 적극적인 투자 행보에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박 회장이 대외적으로 글로벌경영전략 고문으로 선임이 됐지만, 실질적으로 미래에셋의 모든 투자에 관여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며 "최근 미래에셋의 투자 건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주도하는 미국 호텔 인수전에는 워낙 많은 자금이 투자되기 때문에 최종 인수가 마무리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또한 애경 등 적극적으로 나서는 투자자가 많아 유력 후보자를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가 합병 이후 1위 증권회사로 발돋움했지만, 실적이나 투자 규모가 대규모 자본 대비 미흡하다는 인식도 있었다"며 "해외 시장에서 역량을 강화하고 아시아나 인수전까지 뛰어들면서 앞으로의 행보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하게 됐다"며 "자금을 조달하고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유동적으로 대응하는 금융투자회사일 뿐 경영에 참여할 순 없다"고 말했다.

es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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