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强달러로 트럼프 개입 가능성 제기"
WSJ "强달러로 트럼프 개입 가능성 제기"
  • 윤영숙 기자
  • 승인 2019.09.1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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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부양책 발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강달러를 우려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미국의 외환 시장 개입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수십년간 미국의 외환 정책은 사실상 '무정책(no policy)'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강달러에 대한 지지를 버리고, 백악관 참모들이 외환시장 개입 활용 여부를 검토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상황이 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트위터 계정을 통해 "유럽중앙은행은 신속히 행동해 금리를 10bp(0.1%포인트) 인하했다"며 "그들은 매우 강한 달러에 대해 유로화의 가치를 떨어뜨려 미국 수출에 타격을 주려 노력하고 있고 성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어 "연준은 앉아있고, 앉아있고, 앉아있다"라며 연준의 무대응을 비난했다.

ECB는 지난주 마이너스대인 예금금리를 10bp 추가 인하하고, 11월부터 월 200억유로 규모의 순자산 매입을 재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에 달러는 유로에 일시 급등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ICE 달러지수는 작년 저점 대비 9.8%가량 오른 상태다.

강달러는 미국 수출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미국 기업들의 해외 수익에 타격을 준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프레드 버그스텐 선임 연구원은 "미국이 무역적자를 줄이는 데 진지하다면 달러 환율을 약화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국이 달러를 약화할 경우 이는 시장의 힘에 반하는 조치일 뿐만 아니라 국제적 지지를 받기도 힘들며, 효과도 담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연준이 재무부의 환율 개입을 지지할지도 불확실하다고 버그스텐은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재무부의 환율 개입과 관련해 혼재된 메시지를 주고 있다.

백악관 참모들은 환율 개입은 논의되지 않는 사안이라고 밝혔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개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월가 애널리스트들도 개입이 임박했다고 보진 않지만,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연준이 트럼프를 계속 실망하게 할 경우 개입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의회에서도 달러 강세를 억제할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연준이 금리를 내려 달러 약세를 지원할 수도 있지만, 연준의 금리 결정은 정치적으로 독립적이라는 점에서 통화 약세를 유도하기 위해 금리를 내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 재무부는 연준과 별개로 자체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

1934년 제정된 '금 보유고 법(Gold Reserve Act)'은 달러를 매도해 외화를 매입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재무부는 950억달러 규모의 외화안정기금(ESF)을 활용할 수 있으며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달러 매도를 위해 기금의 일부를 청산하도록 지시할 수 있다.

이 경우 뉴욕 연은은 재무부의 지시를 따를 의무가 있다.

혹은 ESF의 일부 외화 자금을 이용해 재무부가 연준과 웨어하우스(warehouse) 스와프를 체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재무부는 ESF 운용 시 달러 재원을 더욱 확보하게 된다.

연준은 필요할 경우 재무부에 외화자금의 일부에 대해 웨어하우스 스와프를 허용할 수 있다. 웨어하우스 거래가 이뤄질 경우 ESF는 연준에 외화를 현물 매도하고, 동시에 시장에서 결정된 선물환에 따라 미래 특정 시점에 이를 되사는 계약을 체결한다.

이는 연준 의장과 부의장, 뉴욕 연은 총재의 승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직접적 개입 방식은 하루 거래량이 5조달러인 외환시장에서 큰 영향을 미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WSJ은 오히려 1985년 플라자 합의처럼 국제적 공조가 달러 약세를 유도하기에 더욱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1995년 이후 미국은 1998년과 2000년, 2011년 등 총 세 차례 시장에 개입했으며 이는 연준과 다른 나라들의 공조가 뒷받침됐다.

버그스텐 연구원은 다른 나라들의 성장세가 미국보다 뒤처진 상황에서 미국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다른 나라들이 달러 약세를 유도하는 합의에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일부는 자국 통화를 매도해 미국의 개입에 대응할 것으로 예상했다.

WSJ이 이달 조사한 바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의 78%가량은 미국의 환시 개입이 "약간, 혹은 매우 효과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미국이 대규모 개입에 나설 경우 약달러로 수입 가격이 오르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경우 연준은 금리를 인하하지 못하는 난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게다가 금리를 인하하라는 압박에 놓인 연준이 재무부의 개입에 공조할 경우 정치적 독립성이 또다시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개입의 걸림돌이라고 WSJ은 덧붙였다.

ysy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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