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공매도 세력은 지난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때처럼 홍콩 주식이나 선물시장을 성공적으로 공격할 수 없을 것이라고 홍콩 중앙은행격인 홍콩금융관리국(HKMA)의 노먼 찬 탁-람 최고경영자(CEO)가 진단했다.

홍콩 금융시장이 10년 전보다 훨씬 규모가 커졌기 때문에 공매도 세력이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총알이 필요할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1998년 당시 공매도 세력은 주식과 선물, 외환시장을 공격해 홍콩이 달러페그제를 포기하도록 시도한 바 있다. 홍콩은 페그제는 포기하지 않았으나 주식시장을 떠받치기 위한 개입에 나섰다.

찬 CEO는 "통상의 공매도 포지션이 일부 있지만, 그 규모가 엄청난 것은 아니다"라면서 "최근 홍콩달러에 대한 대규모 공매도 포지션이 나타나는 걸 목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찬 CEO는 16일(현지시간) 국채시장협회 연례회의에 참석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그는 "시민들은 페그제에 대한 공매도 세력의 공격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면서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처럼 공매도 세력의 행위가 반복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홍콩은 1983년부터 달러화에 대한 페그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현재 달러-홍콩달러 환율은 7.75~7.85홍콩달러 범위에서 움직인다.

홍콩 항셍지수는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지난 6월 이후 8월 말까지 5%가량 하락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2주 동안 6.3% 상승하는 회복세를 보였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시위대의 요구 가운데 하나인 송환법을 완전히 폐기하기로 한 덕분이다.

이와 달리 아시아 금융위기 때는 홍콩 정부의 개입에 앞서 항셍지수는 50% 이상 폭락했었다.

찬 CEO는 "최근 몇 달 사이 유의미한 자본 유출을 목격하지 못했다. 일부 고객들이 해외에 계좌를 개설하는 것을 물어보기는 했지만 민간 은행에서는 고객들이 홍콩에서 대규모로 자금을 이체하는 것을 물어보지 않았다"면서 "국내 예금은 잘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며칠 사이에 홍콩달러가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보였다면서 시장 심리가 개선되면서 홍콩에서 대규모 기업공개(IPO)가 재개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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