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두산중공업이 두산밥캣 지분에 대한 총수익스왑(TRS) 계약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말 열린 이사회에서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과 맺은 TRS 계약을 1년 연장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TRS의 기초자산은 지난해 4월 두산중공업이 두산엔진을 분할·매각하면서 확보한 두산밥캣 지분 10.55%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8월 말 이를 국내외 증권사에 3천681억원 규모에 매각하면서 블록딜이 아닌 TRS 방식을 택했다.

TRS는 지분 매각 이후에도 매도자에게 향후 주가 변동에 따른 자본 이득·손실에 대한 권리와 의결권, 배당권 등을 남겨두는 파생상품이다.

매수자인 NH증권 등 증권사들은 반대급부로 매도자인 두산중공업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지급받게 된다.

두산중공업은 당시 '진성매각'에 대한 논란을 잠재우고자 TRS에서 의결권·배당권 등의 권리를 제외한 하위 개념인 주가수익스왑(PRS) 방식을 택해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IB 관계자는 "두산그룹 내부에서는 두산밥캣의 인수가격을 고려해 주당 4만원 이상은 받아야 한다는 의기가 있다"며 "당시 블록딜에 나서지 않은 것도 할인율을 적용하는 것보다는 이자비용을 내는 게 낫다는 분위기가 우세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 입장에서는 당장의 금융비용을 감안하더라도 장기적으론 주가 상승을 노리는 편이 유리하다고 본 셈이다.

당시 두산중공업은 지분 매각일 당시 두산밥캣 주식의 종가인 3만4천800원을 기준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 연장의 배경 또한 비슷한 맥락이다.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지난달 말 3천5천원대였던 두산밥캣 주가는 전날 3만7천원대까지 올랐다.

거시 변수 등의 악화로 비우호적인 경영 환경이 지속 중인 점을 고려하면 최근의 주가 수준은 비교적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두산밥캣이 지속적인 차입금 상환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고 있는 더해, 지난 2분기에도 전년동기 대비 13% 늘어난 1천57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등 실적도 뒷받침되고 있어서다.

IB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여전히 두산밥캣의 기업가치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계약 연장을 결정한 것으로 본다"며 "당분간은 두산밥캣 지분의 오버행 이슈도 완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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