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7일 달러-원 환율은 리스크오프가 고개를 든 영향으로 1,180원대 중후반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에 대한 공격으로 유가가 폭등하고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자 아시아 외환시장도 점차 관련 영향을 반영하고 있다.

전일 일본 휴장과 미중 무역 협상 기대로 달러-원에 대한 영향이 제한됐으나 이날부터 닛케이225지수가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경우 코스피도 덩달아 하락하면서 달러-원에 상승 압력을 제공할 수 있다.

유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략비축유 방출 지시로 상승 폭을 다소 줄였으나 불안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8.05달러(14.7%) 폭등한 62.9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5월 21일 이후 최고치다.

브렌트유는 전장보다 14.6% 폭등한 69.20달러에 거래됐다.

특히 이번 피폭이 이란과 미국 간 군사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어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점차 중요한 가격 변수가 되고 있다.

사우디군은 이번 공격에 사용된 무기가 이란 것이라는 초기 조사 결과를 발표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란으로 공격 책임을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검증(결과)에 따라 장전 완료된(locked and loaded) 상태"라며 군사 공격도 시사했다.

그러면서도 이란과의 외교 노력이 "마지막 12초 전까지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대화의 문을 열어뒀다.

중동 관련 이슈가 더욱 악화할 경우 아시아 외환 시장은 전일과 달리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인도와 인도네시아 통화들이 타격을 받은 가운데 달러-엔 환율 움직임에 따라 달러-원도 사우디 피폭 영향권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개장 초반부터 달러 매수 분위기가 이어지겠으나 1,186원대부터는 수출업체 네고 물량 등으로 점차 상단이 막힐 수 있다.

중국 경제 지표 부진에 따라 달러-위안(CNH) 환율 레벨도 낮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8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 다우존스가 조사한 전문가 예상치 5.2% 증가를 크게 밑돌 뿐 아니라 2002년 2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오는 18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앞둔 만큼 달러-원 급등은 제한될 수 있다.

시장 참가자들이 여전히 점도표 하향 조정 전망 쪽으로 무게를 싣고 있어 FOMC 관련 전망은 달러-원 하락 재료가 되고 있다.

다만 최근 유가 급등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진 만큼 그간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일부 희석된 부분은 있다.

실제로 유가 급등에 따라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은 35%대로 급등했다. 한 달 전 0%, 1주일 전에는 5.4%에 불과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 반영된 연준이 이번 주 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은 64.6%,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35.4%로 나타났다.

뉴욕 증시에서 주가는 불안한 모습을 나타낸 만큼 이날 코스피 흐름이 주목된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42.70포인트(0.52%) 하락한 27,076.8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9.43포인트(0.31%) 내린 2,997.9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3.17포인트(0.28%) 하락한 8,153.54에 장을 마감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10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83.10원) 대비 2.20원 상승한 수준인 1,184.20원에 마지막으로 호가됐다. (금융시장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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