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국내 은행권이 20조원 규모의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전환을 두고 금리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로부터 주택저당증권(MBS)을 인수할 때 금리에 따라 자산 수익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유 기간 중 금융시장 상황으로 줄어든 수익을 만회할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17일 연합인포맥스의 투자 주체별 장외채권 잔고내역(화면번호 4250)을 보면 현재 은행권이 보유한 주택저당증권(MBS)은 총 52조80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말보다 3조806억원 늘었다.





은행권의 MBS 잔고가 급증한 시기는 지난 2015년이다. 그해 말에 MBS 잔고가 47조원을 넘어서며 전년 대비 2.64배로 뛰었다. 약 30조원의 MBS가 은행권으로 대거 흘러들어왔다. 당시 은행권이 MBS의 큰 손이 된 이유는 31조원 규모의 안심전환대출 출시가 절대적이다.

주택담보대출이라는 대출자산을 주금공으로 넘겨주면서 받은 중단기 MBS는 수익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MBS 금리가 주담대보다 낮아 순이자마진(NIM)을 깎아 먹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은행권의 NIM은 2016년에 전년대비 0.03%포인트 떨어진 1.55%로 최저다. 전년 대비 하락폭은 이때가 가장 크다.

업계에서는 주담대와 비교한 MBS의 금리가 약 1.5%포인트 낮은 것으로 파악한다. 이번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20조원이 모두 은행권과 맞바꾸면 이자수익이 약 3천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다. 은행권 NIM은 0.02%포인트 정도 내릴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MBS와 금융시장 상황에 따른 변수가 있다. 우선 주담대를 대체하는 자산인 MBS 인수시점의 금리다.

올해 5년 만기 MBS의 최저 금리는 1.25%다(8월 16일). 최근 들어 금리가 1.5%대까지 올랐지만, 국내외 경기침체와 완화정책으로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다음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인하에 나서면 연저점을 갱신할 여지가 있다. 연말까지 금리가 더 떨어지면 은행권의 MBS 인수시점과 맞물려 저금리·고정금리 자산을 떠안아야 한다.

지방은행보다는 시중은행의 NIM이 부정적인 영향을 더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중은행은 평균 1.8bp(1bp=0.01%포인트), 지방은행은 1.3bp NIM이 하락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은행권의 MBS 의무보유기간이 끝났을 때 금리도 관건이다. 이 기간이 길수록 유동성 리스크가 커지는데 3년 이상이라면 계산이 복잡해진다고 업계에서는 전했다.

은행 관계자는 "MBS라는 채권을 장기간 보유하면 사실상 만기상환하라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며 "안심전환대출 이전의 변동금리 주담대는 시장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헤지(hedge·위험회피)할 수 있다. 반면, 고정금리인 MBS는 시장 상황이 좋다면 자본이익을 취하는 데는 유리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은 2016년에 4조원 넘게 MBS를 매도했다. 이후 연평균 3조원 미만을 매도했으니 의무보유기간이 매도세에 불을 붙인 셈이다. 그때는 하반기부터 금리가 상승세라 자본이익을 크게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중기적 금리라는 예측불가능한 변수를 제외하고 보면 변동금리 대출이 빠져나간 부분을 어떻게 채우느냐에 신경을 쓸 것이다"며 "MBS로 자산건전성이 개선되면 신용대출을 늘릴 여유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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