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중국의 8월 경제지표에서 경제 둔화의 기색이 역력해진 가운데 둔화 원인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6일 보도했다.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8월 산업생산, 소매판매, 누적 도시지역 고정자산투자(FAI)는 모두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8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4.4% 증가해 17년 반 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 5.2%도 밑돌았다.

8월 소매판매도 전년 대비 7.5% 증가하는 데 그쳐 시장 예상치 8.0%를 하회했다.

중국 정부 당국이 지방정부의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려는 노력에도 1~8월 도시지역 FAI는 5.5% 증가해 전문가 예상치 5.7% 증가를 밑돌았다.

중국이 올해 2분기 사상 최저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통상 미·중 무역전쟁을 꼽고 있으나 몇몇 전문가는 중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원인으로 지적했다.

매체는 구조적인 문제의 경우 미국이 중국에 첫 관세를 부과하기 전부터 중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중국은 부채 리스크를 우려해 2년 전부터 디레버리징(차입축소) 정책을 펼쳐왔다.

코메르츠방크의 저우 하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8월) 경제지표는 무역전쟁이 아니었다 해도 그렇게 좋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경기둔화는 이미 예견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신 중국의 정책입안자들은 이 기회를 이용해 그동안 오랜 기간 하려고 했으나 미뤄졌던 금리자유화와 같은 개혁들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관세가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실질적일 뿐 아니라 지난 한 달 동안 양국이 서로 보복하며 관세를 인상한 만큼 추가적인 타격도 이어질 것이라 지적한 전문가들도 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지난 9월 1일부터 미국이 일부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기 시작한 관세 및 관세로 인한 연쇄효과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0.2%포인트 깎아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0.3%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2020년 중국 경제성장률은 5.7%로 책정했다.

이는 올해 중국 정부 당국이 정한 성장률 최저수준인 6.0%를 밑도는 것이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루이스 쿠지스 아시아 경제 헤드는 대외 경제 환경이 악화하는 데다 내수까지 부진해 단기적 경제 전망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핵심적인 하방 위험은 정부 당국이 정책적 지원에 충분히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매체는 중국의 경기 둔화 원인뿐 아니라 중국 정부 당국이 어느 정도 부양책을 내놓아야 하는 가도 전문가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고 지적했다.

노무라는 경기 둔화세가 더 심해질수록 중국 정부가 더 단호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노무라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상황이 좋지 않을 경우 중국 정부는 경기부양책을 상당히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리 인하, 부동산 규제 완화, 재정 적자 규모 증가, 인프라 지출 증가 등의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코메르츠방크의 하오 이코노미스트는 이와 달리 중국이 조금씩 완화정책을 펼쳐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 경제에 막대한 규모의 부양책에 쏟아져 들어왔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전의 대규모 투입과 달리 중국 정부 당국은 조금씩 완화하는 것을 선호할 것이며 특히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실물경제에 대한 지원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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