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국내 제조업의 근간인 소재와 부품, 장비 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금융 지원을 약속했다. 특히, 소재·부품·장비(이하 소부장)를 줄여 자신을 '소부장 위원장'으로 불러 달라면서, 관련 산업 종사자들을 안심시켰다.

은 위원장은 17일 경기도 안성시에 있는 반도체 장비 제조회사 ㈜아이원스를 찾아 소재·부품·장비 업체 5곳과 현장간담회를 개최했다.

은 위원장이 찾은 ㈜아이원스는 삼성과 LG 등 국내 대기업뿐 아니라 반도체 장비 세계 1위 업체인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pplied Materials)의 납품업체다.

그가 취임 후 첫 기업 현장 행보로 소재·부품·장비업체를 찾은 것은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이들 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수출입은행장을 역임하며 다수 기업 관계자를 만나온 은성수 금융위원장에게 일본의 수출규제 피해기업의 현안을 챙기는 일이 무엇보다 최우선 과제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은 위원장은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소재·부품·장비업체 금융지원방안을 설명하며 관련 금융프로그램을 점검하고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6조7천억원 규모의 신규 유동성 공급계획과 함께 관련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대출 17조5천억원, 인수합병(M&A) 지원 2조5천억원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한 상태다. 정책이 발표된 후에 한 달 새 정책금융기관과 시중은행이 관련 기업에 공급한 자금도 5천억원이 넘는다.

앞으로 정부는 소재·부품·장비 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전용펀드 '소부장 펀드(가칭)'를 조성할 예정이다. 지난 10일 출범한 해외 M&A·투자 공동지원 협의체를 통해 소부장 기업의 기술력 확보를 위한 M&A와 직접투자도 지원할 계획이다.

은성수 위원장은 "우리 경제가 제조업 강국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소부장 산업은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수행했으나 핵심소재의 높은 해외의존도 등 구조적으로 취약한 측면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 경제와 제조업의 안정적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소부장 산업의 재도약이 절실하다"며 "소부장 산업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소재·부품·장비 산업 관계자들도 금융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국내 소부장 기업의 기술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자금 지원을 요청하는가 하면, 기업 간 제휴나 컨소시엄 등 협업의 활성화를 이야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기술력 기반의 대출 관행과 신산업 분야 진출을 위한 M&A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기업인은 기술개발에만 전념하고, 자금 걱정이 없도록 끝까지 챙겨달라"며 "나를 소부장 위원장으로 불러 달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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