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이 최근 미국산 돼지고기와 대두 등에 대한 징벌 관세를 면제하기로 하는 등 화해 제스처를 보낸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에 패배하면 중국이 더 적대적인 백악관과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7일 칼럼을 통해 지난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미 민주당 대선 후보 TV 토론회를 언급하며 "민주당의 가장 최근 토론회 전까지만 해도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고의 친구라는 사실이 명확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 가운데 줄리안 카스트로 후보만이 중국과 무역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협상할 의지를 보였으나 카스트로 후보의 지지율은 매우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지율이 높은 조 바이든 후보는 대신 중국에 대해 "문제는 무역적자가 아니다. 문제는 그들이 우리의 지식재산을 훔치는 것이다"라면서 "문제는 그들이 세계무역기구(WTO)를 위반하는 것이며 우리에게 철강을 덤핑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칼럼은 중국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직설적인 외교 정책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지만 "중국은 이제 미국 정가와 함께 전진하려고 할 때 저항의 벽보다는 회유수단을 주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고 결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중국이 대두와 돼지고기 등을 포함한 미국산 농축산물에 대한 징벌적 관세를 면제하기로 한 것이 민주당 토론회 이후 몇시간 만에 나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화통신은 이같은 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이 2천5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10월 1일에서 15일로 연기한 데 따른 조처라고 설명했다.

칼럼은 그러나 이같은 중국의 대응은 '비대칭적'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최대 수출 농산물인 대두에 대한 관세를 33%에서 3%로 낮춘 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율을 25%에서 30%로 인상하는 것을 늦춘 것과는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칼럼은 "중국은 무역전쟁에서 인질로 잡고 있던 미국 농부들을 풀어준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반올림 오차 정도를 포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중국에 우호적으로 돌아선 것은 중국이 미국 농부들에게 이처럼 관세를 유예한 결정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 입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만이 미국의 동맹국들과 손잡고 중국을 압박하는 행동에 나서는 외교정책으로의 변화를 꾀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겼을 수 있다고 칼럼은 분석했다.

칼럼은 미국에서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 당선 이후에 중국에 대한 태도를 유화적으로 바꾼 적이 있지만, 클린턴 행정부 이후 중국에 대한 정치적 분위기는 급격하게 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칼럼은 "보통의 미국인들 눈에 중국은 하찮은 존재에서 일자리를 파괴하고 지식재산을 훔치는 괴물(Leviathan)로 변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같은 인식이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입성을 도왔으며 민주당은 아직 그것을 잊지 않았다고 칼럼은 강조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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