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경찰이 전기차용 배터리 영업비밀 탈취 혐의를 받는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SK이노베이션 본사가 있는 종로구 서린동 SK빌딩과 대전 대덕기술원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이 이날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LG화학이 지난 5월 기술탈취와 인력 빼가기 등의 혐의로 SK이노베이션과 인사 담당 직원 등을 서울지방경찰청에 형사고소하고 수사를 의뢰한 데 따른 것이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2년 만에 100명에 가까운 인력을 빼가고 이 과정에서 핵심기술과 영업비밀이 다량 유출돼 더는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판단해 형사고소와 수사 의뢰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 관계자는 "경찰에서 구체적이고 상당한 범죄 혐의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를 진행한 결과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고, 그에 대해 검찰 및 법원에서도 압수수색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최근 2년간 영업비밀과 기술정보 등의 유출 가능성이 높은 인력에 대한 채용 절차를 중단하고, 법적 조치도 고려하겠다는 내용증명 공문을 SK이노베이션에 두 차례 보낸 바 있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이 이러한 경고를 무시하고 자사의 인력을 대거 채용하고 핵심기술과 영업비밀을 빼갔다고 LG화학은 주장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채용 과정에서 이력서 양식에 구체적인 연구 프로젝트명과 참여 인원 이름, 프로젝트 리더의 이름은 물론 성취도 등을 작성하도록 요구하면서 영업비밀을 탈취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면접 과정에서 LG화학의 세부 기술 내용이 기재된 발표자료를 면접 전까지 제출하도록 했고,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지원자가 수행했던 주요 프로젝트를 매우 상세하게 발표하도록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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