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폭격으로 타격을 입은 사우디라아비아의 산유량이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될 것이란 기대로 큰 폭 하락했다.

17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3.56달러(5.7%) 급락한 59.3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사우디 석유 시설 피폭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사우디에서는 지난 주말 발생한 폭격으로 산유량의 절반이자 세계 산유량의 5%에 달하는 하루평균 570만배럴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폭격 충격으로 WTI는 전일 14.7% 폭등했다.

사우디는 하지만 산유량이 일각의 우려보다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9월 말까지 산유량이 평상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며칠간 손실된 산유량 50%가 회복됐다고 주장했다.

빈 살만 장관은 "9월 말까지 산유량은 정상 수준으로 돌아올 것"이라면서 "9월 말 전에 하루평균 1천100만 배럴 산유량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살만 장관은 또 사우디의 원유 공급은 폭격 이전 수준을 이미 회복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우디는 이번 달 고객들에게 약속한 공급량을 모두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앞서 사우디의 산유량 회복이 예상보다 빠를 것이란 보도가 나오면서 유가는 빠르게 하락하기 시작했고, 살만 장관의 인터뷰 이후에는 전장 대비 7% 등으로 낙폭을 확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과 사우디 등이 이번 폭격 주체가 이란이라는 주장을 지속해서 내놓고 있는 만큼 향후 미국과 사우디의 보복 공격 등 중동지역 무력 충돌 우려는 지속하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일 이란에 대한 보복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대화의 문을 걸어 잠그지는 않는 등 다소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반면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어떤 급(級)에서도 미국과 협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은 다음 주 국제연합(UN) 총회에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으면서도 "그를 만나지 않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또 전략비축유 방출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가 그렇게 크게 오르지는 않은 만큼 방출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중동 긴장 고조에 따른 원유의 상승 압력은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씨티그룹의 스티븐 위팅 수석 투자 전략가는 "지정학적 이슈는 역사적으로 초기 영향이 과장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수리를 위한 생산 차질보다 이란과의 갈등이 어느 정도로 고조될 것인지가 장기적인 공급 위험 측면에서 훨씬 더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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