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오는 19일 만기도래하는 우리은행의 독일국채 10년물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원금손실이 확정됐다.

그간 투자금의 전액 손실 가능성까지 대두됐던 것과 비교하면 손실폭이 다소 줄었지만, 손실을 확정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금융감독원 분쟁조정 민원을 적극적으로 신청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 19일 만기상품 수익률 마이너스(-) 60.1% 확정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전일부터 19일 만기가 도래하는 134억원 규모 DLF 투자자에게 최종 수익률 안내장을 발송했다.

이들의 최종 수익률은 마이너스(-) 60.1%이다. 상품 약관에 따라 만기일 사흘 전인 16일에 마감된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0.511%)가 적용된 결과다.

이 상품 손익 기준 금리는 -0.2%이다. 19일 만기인 DLF는 이보다 0.311%포인트(p) 낮은 금리에 손실배수 200을 곱했다. 여기에 채권 쿠폰 수익(연 4.2%·6개월 기준 2.1%)을 고려해 최종 수익이 결정됐다.

독일 국채금리는 한때 연 -0.70%까지 하락했지만 이달 들어 소폭 반등했다. 최소 가입금액인 1억원을 투자한 투자자들은 가까스로 4천만원을 건진 셈이다.

우리은행의 독일 국채금리 연계 DLF는 오는 11월까지 18번의 만기가 남아있다.

이달 24일과 26일에도 약 240억원 규모의 DLF 만기가 돌아온다. 10월에는 303억원, 11월에는 559억원이다.

◇ 최근 금리반등 불구 손실…투자자들 분쟁조정 가세

그나마 이달 들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다소 주춤해지며 무역합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소식이 긍정적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경기 부양정책에 힘입어 금리도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독일의 경우 금리가 -0.2% 이상으로 반등하지 않는 한 손실이 불가피하다. 별도의 만기연장이 안되는 구조라 투자자는 고스란히 원금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

KEB하나은행도 이달부터 DLF 일부 만기가 도래한다. 다만 미국과 영국 금리에 연계된 상품이 많고 만기연장도 가능해 원금 손실 가능성은 우리은행에서 판매한 상품보다 낮다. 현재 약 30%의 투자자는 원금 손실 구간에서 벗어났다.

중도 환매가 아닌 만기로 인한 투자 손실을 확정한 사례가 나오면서 기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금감원 분쟁조정을 신청하겠다는 움직임이 적극적으로 나오는 모양새다. 현재까지 접수된 민원 신청은 약 150건 정도다.

우리은행 A 지점에서 1억원의 독일국채 금리 DLF에 가입한 투자자는 "최종 손실 60%를 확정했다는 투자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실감이 났다"면서 "다른 투자자들과 함께 분쟁조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아직 만기가 남았지만 독일금리가 손실을 회복할 정도로 반등하는 것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여서 일단 민원신청 이후 법적 대응을 (다른 투자자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 금융당국 현장검사…은행권 TFㆍ조직재정비 병행

금감원은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에 대한 현장검사를 이어가고 있다. 검사와 별도로 진행되는 민원조정은 이르면 10월께 첫 분쟁조정위원회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별도로 꾸린 현장대응팀과 함께 고객 응대에 매진하고 있다. 또 내부적인 조직 재정비도 진행 중이다. 신임 WM그룹장에는 신명혁 부행장보가 선임됐다. 신 부행장보가 맡았던 중소기업그룹장은 기업그룹장을 담당하는 하태중 부행장이 겸직하도록 했다.

우리은행의 이번 임원인사는 자산관리(WM) 조직을 정상화하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그간 WM그룹장을 맡았던 정종숙 부행장보가 DLF TF로 이동한 후 정채봉 국내영업부문장이 이를 겸직하는 비상체제로 운영된 만큼 이제는 전담 임원을 정식으로 두고 사태수습과 재발방지 대책마련에 주력하겠다는 뜻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그간 사태가 시급했던 만큼 비상체제로 운영됐던 조직을 정상 운영하려는 인사였다"며 "당분간은 WM 부문이 위축될 수밖에 없어 이를 어떻게 관리할지가 신임 그룹장의 역할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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