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7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동 결과를 앞두고 국제 유가 급등세도 진정되면서 소폭 올라 마감했다.

미 국채 가격은 FOMC 회의가 시작된 가운데 중동 우려도 지속해 상승했고, 달러화 가치는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폭격으로 타격을 입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산유량이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될 것이란 기대로 5% 이상 하락했다.

사우디 석유 시설 폭격으로 전일 14.7% 폭등했던 서부텍사스원유(WTI) 등 국제 유가 상승세는 진정됐다.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이 이달 말까지 이전 산유량으로 회복될 것이며, 현재 원유 공급도 폭격 이전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밝힌 탓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일 이란에 대한 보복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대화의 문을 걸어 잠그지는 않는 등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반면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어떤 급(級)에서도 미국과 협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은 유엔 총회에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을 만나고 싶지 않다고 하는 등 다소 강경한 발언을 내놨다.

미·중 무역 협상과 관련해서는 긍정적인 소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대량 구매하기 시작했다면서, 내년 대선 이전 무역 협상이 타결될 수도 있다는 의중을 밝혔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양호했다.

연준은 8월 산업 생산이 전월 대비 0.6%(계절 조정치) 증가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 조사치 0.2% 증가보다 양호했다.

산업 생산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하는 제조업은 8월에 전월보다 0.5%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로는 0.4% 줄었다.

산업 생산의 '슬랙'을 측정하는 지표인 설비 가동률은 8월에 77.9%로, 전월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 77.6%보다 높았다.

전미 주택건설업 협회(NAHB)/웰스파고에 따르면 9월 주택시장지수는 68로, 전월 67에서 상승했다. 올해 들어 가장 높다. 시장 예상 66도 상회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3.98포인트(0.13%) 상승한 27,110.8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7.74포인트(0.26%) 오른 3.005.7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2.47포인트(0.40%) 상승한 8,186.02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폭격 이후 중동 정세와 다음날 발표될 FOMC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WTI는 이날 5.7% 반락했다.

하지만 이란에 대한 보복 가능성 등 중동 지역 긴장은 여전히 팽팽하다. 미국과 사우디가 이번 폭격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면서 추가 무력 충돌 위험도 여전하다.

이날 시작된 FOMC도 사우디 변수로 인해 전망이 더 불투명해졌다.

그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 금리를 25베이시스포인트(bp) 내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유가 급등에 따른 향후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 전망 등으로 연준이 금리를 내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급부상했다. 또 연준이 향후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명확하게 시사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강화됐다.

연준이 추가 금리 인하를 시사하지 않으면 실망감이 부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날은 연준의 공개시장 조작을 담당하는 뉴욕 연은이 지난 2008년 이후 11년 만에 레포(Repo) 운용을 통해 단기 자금 유동성 공급에 나서기도 했다.

하루짜리(오버나이트) 레포 금리가 8%를 넘어 급등하는 등 단기 자금시장 유동성 경색 움직임이 나타난 여파다.

일각에서는 불안한 단기 자금시장 상황 탓에 연준이 대차대조표 확대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미·중 무역 협상 관련해 낙관적인 발언이 나온 점은 주가에 상승 압력을 제공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유가 반락으로 에너지주가 1.52% 하락했다. 기술주는 0.35% 올랐고, 유틸리티도 0.89%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이 향후 추가 금리 인하를 시사할지가 주가 방향을 정할 것으로 봤다.

세븐리포트의 톰 에세이 창립자는 "연준이 연말까지 또다시 금리를 내릴 것이란 신호를 얼마나 강하게 보낼지가 관건"이라면서 "연준이 시장 기대를 충족할지 아니면 또 다른 '매파적인 금리 인하'를 보게 될지는 점도표와 통화정책 성명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이달 25bp 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을 51.9%, 동결 가능성을 48.1%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57% 하락한 14.44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3.8bp 내린 1.805%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3.9bp 하락한 2.272%를 나타냈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3.0bp 떨어진 1.735%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7.8bp에서 이날 7.0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8일까지 FOMC 회의를 진행한다. 시장이 25bp의 금리 인하를 폭넓게 내다보고 있어 미 국채 값은 상승했다. 실제 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올해 들어 2번째가 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면적인 완화 사이클이라는 신호를 주지 않겠지만, 글로벌위험이 고조될 경우 부양 가능성을 암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우디는 이번 달 말까지 완전히 원유 공급을 회복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중동 정세 우려는 이어졌다.

지난 14일 사우디 핵심 석유 시설 두 곳이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되고 미국은 공격 주체로 이란을 의심하며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전일 유가는 공급 쇼크 우려에 2008년 이후 가장 큰 하루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이날은 6% 가까이 급락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레포 금리가 급등한 점도 주시했다.

연준은 오버나이트 자금 시장 유동성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 이날 아침 오버나이트 레포 거래로 531억5천만 달러를 투입했다.

기업들의 분기 법인세, 지난주 입찰을 통해 발행된 국채 자금 지급 등이 더해져 은행과 머니마켓펀드(MMF)에서 몇십억 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고 단기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다. 연준은 개입을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했고 금리를 정상화했다.

경제지표도 호조세를 보여 이번 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만장일치가 아닐 수 있다는 추측도 나왔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 시장 분석가는 "연준이 이틀간의 정책 회의를 시작했고, 시장은 25bp의 금리 인하와 함께 점도표 하향 조정을 예상한다"며 "파월 의장은 중간 주기의 조정 근거를 유지하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파월 의장은 연준이 경기 확장을 지속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조치를 하고, 주요 지정학적 위험이 커질 경우 다음 회의들에서 양적완화 발표 가능성 등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RBC 웰스 매니지먼트의 톰 가레스톤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추가) 금리 인하가 거의 확실하지만, 이번 회의에서 실행될지는 확실하지 않다"며 "파월 의장 기자회견이 매파적인 경향을 보였지만, 전반적인 경제 지표가 안정적인 점을 고려할 때 시장을 실망하게 할 위험은 적다"고 설명했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케빈 기디스 채권시장 대표는 "글로벌 둔화, 관세 공포, 중동 지역 충돌 가능성 등에 대한 대응 방법은 똑같다"며 "미 국채를 커브에서 사들이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주변 소음을 다 잊고 눈을 감고 지난 2주 동안 나타났던 경제 지표만 생각한다면, 지금 실제로 금리를 내릴 것인가라는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8.143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8.090엔보다 0.053엔(0.05%)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0713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0072달러보다 0.00641달러(0.58%)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19.72엔을 기록, 전장 118.96엔보다 0.76엔(0.64%)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39% 내린 98.225를 기록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에 달러는 전반적으로 약세였다. 시장은 9월 FOMC 회의에서 연준이 25bp의 금리 인하 결정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 일각에서는 연준이 이번에 25bp 금리를 인하한 뒤 올해 남은 기간에는 동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경제가 둔화하는지 더 많은 증거를 확인할 때까지 연준이 금리를 동결한다면 달러를 끌어올릴 수 있다.

BBH 전략가들은 "연준이 25bp 인하한다면 실제 침체 신호를 볼 때까지 마지막 인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버나이트 금리가 장중 10%까지 치솟아 시장 우려가 커졌다.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2003년 1월 이후 최고치다. 기업들의 분기 법인세, 지난주 발행된 국채 비용 지급 등이 더해져 레포 시장에서 금리가 급등했고, 연준은 10여년 만에 레포 거래를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했다.

웰스파고의 에릭 넬슨 외환 전략가는 "아침의 단기 자금 조달 우려로 장 초반 달러가 상승 압력을 받았지만, 이것이 시장을 오래 움직일 요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넬슨 전략가는 "주요 이벤트 이후 외환시장 반응이 틀에 박히지는 않는다"며 "내일 연준 결정을 앞두고 있어, 외환시장이 등락을 거듭하는 횡보 장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말까지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으로 약 80%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 피격으로 치솟았던 안전자산 선호는 다소 물러났다.

사우디의 원유 생산이 당초 예상보다 더 빨리 정상화될 수 있다는 기대에 유가 급등세가 꺾였고, 안전통화로 여겨지는 엔은 약세로 돌아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쟁까지 가는 것을 원치 않지만, 이란이 이번 공격의 배후인지 여전히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로는 독일 경제 기대에 상승했다.

독일 민간 경제연구소인 유럽경제연구센터(ZEW)의 9월 경기기대지수가 여전히 마이너스에 머물렀지만, 지난 8월에서 급반등했고 시장 예상보다 좋았다.

파운드는 영국 대법원이 보리스 존슨 총리의 의회 정회 결정 위법 여부에 대한 본격적인 심리에 들어가면서 상승했다.

LMAX 익스체인지 그룹의 조엘 크루거 외환 전략가는 "브렉시트와 관련된 위험이 줄어들면서 대규모의 파운드 숏 포지션이 되돌려질 것"이라며 "이미 일부 이런 움직임을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 약세로 파운드가 더 매력적"이라며 "미국이 달러 약세를 계속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되고, 다른 주요 통화가 가치 상승에 극도로 저항하고 있다는 점에서 파운드를 선호하게 될 것"이라며 예상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3.56달러(5.7%) 급락한 59.3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사우디 석유 시설 피폭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사우디에서는 지난 주말 발생한 폭격으로 산유량의 절반이자 세계 산유량의 5%에 달하는 하루평균 570만배럴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폭격 충격으로 WTI는 전일 14.7% 폭등했다.

사우디는 하지만 산유량이 일각의 우려보다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9월 말까지 산유량이 평상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며칠간 손실된 산유량 50%가 회복됐다고 주장했다.

빈 살만 장관은 "9월 말까지 산유량은 정상 수준으로 돌아올 것"이라면서 "9월 말 전에 하루평균 1천100만 배럴 산유량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살만 장관은 또 사우디의 원유 공급은 폭격 이전 수준을 이미 회복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우디는 이번 달 고객들에게 약속한 공급량을 모두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앞서 사우디의 산유량 회복이 예상보다 빠를 것이란 보도가 나오면서 유가는 빠르게 하락하기 시작했고, 살만 장관의 인터뷰 이후에는 전장 대비 7% 등으로 낙폭을 확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과 사우디 등이 이번 폭격 주체가 이란이라는 주장을 지속해서 내놓고 있는 만큼 향후 미국과 사우디의 보복 공격 등 중동지역 무력 충돌 우려는 지속하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일 이란에 대한 보복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대화의 문을 걸어 잠그지는 않는 등 다소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반면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어떤 급(級)에서도 미국과 협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은 다음 주 국제연합(UN) 총회에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으면서도 "그를 만나지 않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또 전략비축유 방출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가 그렇게 크게 오르지는 않은 만큼 방출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중동 긴장 고조에 따른 원유의 상승 압력은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씨티그룹의 스티븐 위팅 수석 투자 전략가는 "지정학적 이슈는 역사적으로 초기 영향이 과장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수리를 위한 생산 차질보다 이란과의 갈등이 어느 정도로 고조될 것인지가 장기적인 공급 위험 측면에서 훨씬 더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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