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홍콩 증시 하락 및 홍콩달러 페그제 붕괴를 예상해 홍콩 숏 포지션에 베팅한 브로커의 손실이 124억 홍콩달러(한화 약 1조 9천억 원)에 이를 수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7일 보도했다.

홍콩증권거래소(HKEX)에 따르면 13일을 기준으로 파생상품 시장의 10대 브로커가 보유하고 있는 포지션 중 11만3천960개의 오픈된 포지션이 숏 포지션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오픈된 포지션 중 82%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지난 8월 중국 위안화의 가치가 달러당 7위안 아래로 떨어지는 '포치'(破七) 현상이 발생한 데다 항셍지수도 7% 이상 밀리자 홍콩 증시 및 외환시장이 더 악화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이 강해졌다.

매체는 브로커 측이 이때부터 숏 포지션을 쌓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9월 들어 홍콩 항셍지수는 2주 만에 6% 넘게 올랐으며 달러 대비 홍콩달러의 가치도 안정적인 수준을 보였다.

매체는 숏 포지션을 지난 8월 중순부터 지난 13일까지 쌓았다고 가정할 경우 이론적으로 한 숏 포지션의 손실이 10만8천950 홍콩달러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10대 브로커가 보유하고 있는 11만 3천960개의 숏 포지션의 총 손실은 124억 홍콩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

홍콩 소재 증권사 VC에셋매니지먼트의 루이스 쩌 밍-퀑 매니징 디렉터는 "지난 8월 무역전쟁, 홍콩 시위 등이 이어지던 상황 아래 항셍지수에 많은 숏 포지션을 쌓였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몇몇은 헤징을 하려고 했을 수 있고 몇몇은 하락장에서 이익을 보려 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숏셀러는) 내기를 잘못 걸었다"고 지적했다.

쩌 디렉터는 "지난 4일 항셍지수는 하루 만에 1,000포인트 넘게 올랐고 9월 첫 2주 동안 6% 이상 뛰었다"면서 "시장 심리가 많이 개선되면서 숏셀러는 가장 큰 패자가 됐다"고 부연했다.

지난 4일은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송환법 폐기를 언급한 시기이며 이후 무역 협상과 관련해서도 긍정적 소식 흘러나와 시장 심리가 개선됐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한편 헤지펀드 업계 거물이자 헤이먼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창업자 카일 배스, 크레스캣 캐피털 설립자 케빈 스미스 등도 홍콩 증시 및 외환시장에 대해 비관적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또 중국 관영매체는 지난 13일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가 조지 소로스가 항셍 지수 선물 숏 포지션으로 최대 24억 홍콩달러를 잃었을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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