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통화스와프 금리(CRS)가 빠른 속도로 하락한 것과 관련 금융시장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해당 문제가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CRS가 하락하고 스와프 베이시스 역전 폭이 확대된다는 것은 국내 기관이 외화자금을 조달하기 쉽지 않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외 위험이 커지고 국내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시장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18일 연합인포맥스의 스와프 베이시스 및 수익률 화면(화면번호:2415)에 따르면 전일 5년 CRS 금리는 0.265%를 나타냈다.

지난 7월 초 0.70% 수준에 비하면 45bp 급락했다. 5년 IRS 금리는 해당 기간 10bp 정도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이에 CRS에서 IRS를 뺀 5년 스와프 베이시스 역전 폭은 마이너스(-) 100.5bp까지 치솟았다. 지난 7월 초와 비교해 마이너스 폭이 34bp 커졌다.

이처럼 스와프 베이시스가 확대된 것은 국내기관의 달러채권 발행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4일 예정했던 달러화 표시 채권 발행을 중단했다. 금리 조건 등이 맞지 않았다는 게 현대캐피탈의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5억 달러 규모의 달러 표시 채권을 지난 11일 찍었다. 하지만 통화스와프 시장에서 헤지를 하지 않아 시장의 달러 가뭄 해소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

달러 공급이 줄어든 가운데 보험사의 해외투자는 지속해 수급불균형을 심화시켰다. 보험사는 에셋 스와프를 통해 조달한 달러로 해외채권 등에 투자한다.

A 시중은행의 스와프 딜러는 "CRS 급락과 스와프 베이시스가 확대된 이유를 수급에서 찾을 수 있다"며 "부채 스와프가 줄어든 상황에서 보험사의 해외투자가 많다 보니 불균형이 심해졌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시각도 이와 다르지 않다.

지난달 열렸던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한은 실무 부서는 CRS 금리 하락에 대한 금통위원 질문에 해외채권투자 등을 위한 외화자금 수요의 증가에 비해 부채스와프 등을 통한 외화자금 공급이 충분치 않아 CRS 금리가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한은 부서는 다만 대외여건 악화로 국제금융시장의 유동성 공급이 크게 위축될 경우에는 스와프시장 전반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한 금통위원은 "외국인들의 외화자금 공급위축으로 이미 해외증권에 투자된 포지션의 환 헤지 연장 목적 외화자금 수요가 충족되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책당국이 기관투자자의 환 헤지 만기를 장기화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기 때문에 과거와는 상황이 다소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A 딜러는 "외환위기 당시 금융회사들이 달러채 차환에 실패하면서 위기가 발생했다"며 "아직 국내경제의 펀더멘털 우려로 보고 있지는 않지만, 시장 변화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wroh@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0시 25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