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협상 청신호가 연이어 들려오면서 '스몰 딜(small deal)' 형태의 합의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과 중국이 완전한 타결이 아니더라도 보복적 관세를 서로 중단하고 필요한 품목을 구매하는 스몰 딜에 우선 합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그간 무역 협상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해 온 달러-원의 향방도 주목된다.

18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은 스몰 딜 기대감으로 원화에 대한 위험 선호 심리가 당분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0월 초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 성사와 미국의 대중 관세 부과 시한 연기가 달러-원을 1,200원 레벨 아래로 끌어내린 결정적인 이벤트였던 만큼 갈등 완화가 달러-원 환율에 부분적으로 반영됐으나 추가 반영의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만약 10월 초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미국 측이 12월에 부과 예정인 대중 관세를 재차 연기하거나 철회할 경우 위험 선호 심리가 매우 강하게 발동할 수 있다.

12월 부과 예정인 관세가 철회된다면 이는 미국의 연말 소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중장기적인 위험 선호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연초 레벨인 1,110~1,120원에서 급등한 달러-원을 추가 하락시키는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미·중 협상 낙관은 달러-원이 1,200원에서 현 수준까지 내려오는 과정에서 반영된 부분이 있다"면서도 "다만 현재까지 미국이 10월 부과 예정인 관세만 연기했기 때문에 12월 관세까지 철회·연기될 경우 위험 선호 쪽으로 분위기가 완전히 반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간 시장이 무역 협상 기대와 실망을 반복적으로 겪어왔고 달러-위안(CNH) 환율이 내년까지는 7위안 위에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낙폭은 제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참가자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노이즈에 그간 시장이 워낙 속아왔다"며 "기대감이 있지만 크지는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중국의 내수 부진과 경기 둔화 우려가 계속 이어지면서 달러-위안 환율이 7위안 아래로 내려서기 어렵다는 점도 달러-원의 하단을 지지하는 재료다.

무역전쟁 속 경제 직격탄을 맞은 중국의 지난 8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4.4% 증가하는 데 그치며 2002년 2월 이후 약 17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중국 경제가 6% 이상의 중고속 성장을 유지하기는 매우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세계 주요 투자은행들은 대체로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이 연말까지는 7위안 선 위에서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무역 협상 시나리오에서 스몰 딜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것은 양측이 극적인 협상 타결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경제성장률을 수성하는 수준에서 협상을 진행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 연구원은 이어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의 경제는 정부의 내수 부양 노력에도 여전히 좋지 않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달러-위안 환율이 7위안을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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