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미국 초단기금리인 환매조건부채권(Repo·레포) 금리가 한때 10% 수준까지 폭등한 여파로 시장 참가자들이 혼란을 겪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미국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일부 금융 기관이 어려운 선택에 직면했다며 연준이 유동성을 대거 공급해 사태를 가까스로 잠재웠다고 전했다.

금융 기관은 모기지(주택담보대출)나 국채 등 증권을 잠시 빌려주는 레포 계약을 통해 단기 자금을 조달하는데 그 과정에서 레포 금리가 결정된다.

이날 2%를 웃돌던 레포 금리가 10%에 가까워지자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수백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금리를 다시 끌어내렸다.

신문은 레포 시장의 변동성이 이례적으로 커진 지 한달여 만에 금리가 치솟았다며 시장 참가자들이 당황했다고 말했다.

다이와 캐피털 마켓츠 아메리카의 레이 레미 채권 담당 공동 헤드는 이날 7%를 웃도는 금리를 주고 채권 포트폴리오에 필요한 현금을 조달할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심호흡을 크게 한 뒤 금리 하락을 바라며 돈을 빌리지 않았다면서 고금리 대출은 수익성에 엄청난 충격을 준다고 강조했다.

연준의 개입으로 금리는 다시 2% 수준으로 떨어졌고 레미 헤드는 결국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레미 헤드는 오늘은 운 좋은 날이라며 다행히 연준이 시장에 개입했다고 언급했다.

신문은 시장에서 누군가의 고통은 누군가에겐 기회라며 이날 일부 정부 유관 금융 기관은 대목을 맞았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주택 대출 기관인 패니메이와 여러 연방주택대출은행(FHLB)은 이날 레포 대출을 대거 내줬다.

단기 자금을 대출해 줄 여력이 있는 기관 입장에서는 금리 급등이 일종의 '특수'였던 셈이다.

이들은 기존 레포 금리 수준의 두 배인 4%대에 단기 자금을 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레포 시장은 문제가 없을 경우엔 일부 참가자들만의 시장이라며 이날처럼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우에는 금융 기관과 감독 기관의 우려를 키운다고 지적했다.

법인세 납부, 국채 발행 등에 따른 일시적 유동성 고갈이 금리 급등의 원인으로 꼽히지만 이날 시장 동향을 설명하기엔 불충분하다며 레포 시장이 금융 위기 당시 상황을 악화시킨 점은 불안 심리를 자극한다고 신문은 경고했다.

신문은 금융 위기 이후 은행들이 더 안정적인 자금 출처로 이동했다며 골드만삭스가 지난해 레포 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의 비중은 21%로 2014년에 기록한 33%를 밑돌았다고 말했다.

또 올해 상반기에 골드만삭스의 레포 차입 규모는 700억달러로 집계됐다. 2007년 상반기에는 올해 대비 두배 이상인 1천600억달러를 레포 시장에서 조달했다.

신문은 수익을 내기 용이한 까닭에 대형 은행들이 레포 시장에서 단기 자금을 빌려주고 있다며 많은 증권사가 고객이라고 설명했다.

신문은 트레이더들이 이날 연준의 개입을 반겼으나 향후 정책에 관해 의문을 갖고 있다며 연준이 레포 시장 개입을 정례화하는 것은 아닌지 이목이 쏠린다고 덧붙였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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