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ML, 지준 부족 탓…QE 재개해야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환매조건부채권(레포·repo) 금리가 급등한 것은 이전부터 예고된 것이다.

미국 의회가 재정적자 한도 확대에 합의한 이후 재무부의 채권 발행이 증가하면서 이를 흡수할 유동성이 충분한지에 대한 의구심이 지속해서 제기된 바 있기 때문이다. (연합인포맥스가 8월 19일 송고한 '美 국채발행 몰려온다…채권시장 또 다른 '복병' 되나' 기사 참고)

지난달에도 전문가들은 국채 공급 과잉으로 시장이 이를 소화하지 못할 것이라며 레포 금리가 연준이 은행들의 초과 지급준비금에 부과하는 초과지급준비금금리(IOER)를 넘어서며 오르고 있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의 마크 카바나 애널리스트도 지난달 초 지준이 부족한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며 "재무부가 (국채 발행) 수문(floodgates)을 열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연말 대차대조표를 다시 확대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카바나 애널리스트는 17일(현지시간) 낸 보고서에서 이날 레포 금리 급등은 은행의 지급준비금이 부족했던 탓이라며 연준이 금융시스템을 원활히 운용하는데 필요한 지급준비금의 규모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바나는 이날 CNN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방금 정책 실수를 했다"라며 "은행들의 유동성 및 규제 수요를 맞추는 데 필요한 충분한 유동성이 시스템 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은행의 적정 지준 규모는 여전히 논란이 있지만, 카바나는 연준의 지준이 부족 상태에 도달했다고 진단했다.

BAML에 따르면 현재 지준 규모는 1조3천500억달러 수준으로 추정되며 연말께 1조1천억달러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카바나는 이달 중순 법인세 납부로 은행 지준이 1천억달러가량 줄어들었다며 제한적인 지준 규모가 자금 압박의 핵심적인 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기업들은 분기별로 재무부에 법인세를 납부하기 위해 은행에서 대거 자금을 인출한다. 이때 은행들은 연준에 예치해둔 지준에서 자금을 끌어온다.

게다가 연방정부가 재정지출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국채 발행을 늘린 것도 유동성 축소에 일조했다.

은행들은 보통 단기자금 시장에서 돈을 빌려 국채를 매입한다. 따라서 국채 발행의 증가로 인해 은행들의 단기자금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카바나는 "근본적인 문제는 너무 많은 국채가 있다는 점이다"라며 "1조달러의 재정적자는 (앞으로도) 계속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장 연준이 레포 거래를 통해 530억달러 규모의 지준을 풀고, 추가로 더 풀 예정이지만 지준 규모를 안정시킬 추가적인 발표가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바나는 연준이 이번 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IOER을 5~10bp가량 조정해 시중 금리를 안정시킬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중에 충분한 지준이 유지되도록 유동성을 계속 제공해야 한다며 국채를 매입하는 양적완화(QE)를 재개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블랙록의 릭 라이더도 앞서 연준이 대차대조표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더블라인캐피털의 제프리 건들락도 레포 금리 급등으로 연준이 QE를 "조만간" 재개할 것으로 예상했다.

카바나는 18일 FOMC 회의에서 연준이 전면적 자산 매입을 발표하진 않겠지만, 그럴 위험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16일 하루짜리 레포 금리는 5%까지 치솟아 지난 13일의 2.29%에서 크게 높아졌다. 이후 17일에도 오름세를 지속해 뉴욕 연은이 개입하기 전에 최고 10%까지 올랐다.

ysyo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3시 27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