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제재 강화를 지시한 가운데 하락했다.

18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23달러(2.1%) 하락한 58.1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폭격 이후 중동 정세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등을 주시했다.

중동 지역 긴장이 팽팽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제재 강화를 지시하면서 미국이 군사 행동보다는 경제 제재에 무게를 두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부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으로 "재무장관에게 이란 제재를 대폭(substantially) 강화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48시간 이내 이란에 대한 제재 윤곽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공격에 대한 근본 해결책은 전쟁이겠지만, 다른 옵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장전 완료됐다"는 발언을 내놓으며 군사 행동을 시사했지만, 이후에는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와 관련해 미국 언론은 트럼프 행정부가 사우디 공격에 상응하는 군사 행동을 검토 중이라고 계속 보도해왔다.

사우디는 이번 공격이 이란 소행이란 주장을 재차 내놨다.

사우디 국방장관은 공격에 사용된 드론과 크루즈 미사일 잔해를 공개하면서, "이란제품"이라고 이날 밝혔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에 보낸 공식 외교 전문을 통해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는 주장을이어갔다. 이란 국영 통신 IRNA는 "전문이 이란에 적대적인 조처를 한다면 즉시 대응하고, 이는 구두 경고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명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원유 재고가 예상과 달리 증가한 점도 유가 하락을압력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 원유 재고가 약 106만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원유 재고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 270만 배럴 감소와 달리 증가했다.

휘발유 재고도 감소 예상과 달리 증가했다.

사우디 원유 생산이 당초 우려보다는 빨리 복구될 것이란 전망도 유가를 안정시킨 요인이다. 사우디는 전일 타격을 받은 산유량의 절반가량을 복구했으며, 이달 말이면 생산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신임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에 로버트 오브라이언 인질 문제 담당 특사를 지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이란 강경파였던 존 볼턴 전 보좌관을 지난주 전격적으로 경질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1.75~2.00%로 내렸지만, 이것이 유가에 상승 압력을 가하지는 못했다.

예상했던 수준의 금리 인하인 데다 추가 금리 인하 신호도 내놓지 않은 탓이다.

연준은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금리 중간값을 1.9%로 제시했다.

FOMC 이후 뉴욕증시 주요 지수도 낙폭을 키우는 등 금융시장에서는 실망감이 우위를 보이고 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중동 상황에 따른 변동성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네이더 일렉트릭의 크리스티안 레이몬드 원자재 전략가는 "사우디 생산 회복이 빠를 것이란 점이 주초의 아수라장 장세를 진정시켰지만, 지정학적 위험은 사우디 생산회복 이후에도 유지될 것"이라면서 "비슷한 공격이 재발될 수 있다는 의구심을 키웠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동 내부와 미국과 이란 갈등이 고조되는 점은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jwoh@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4시 29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