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씨가 마약 투여 및 밀반입 혐의로 구속되면서 CJ올리브영의 기업공개(IPO) 추진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재계 등에 따르면 CJ올리브네트웍스는 오는 11월 1일 이사회를 열어 올리브영과 IT 사업부로 인적분할하고, IT사업부 주식을 CJ와 맞바꾸는 주식교환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사회를 통과하면 오는 12월 27일 이 부장과 이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 CJENM 브랜드전략 상무는 처음으로 지주 지분을 각각 2.8%, 1.2%씩 보유하게 된다. 

이 부장은 CJ올리브네트웍스의 개인 최대주주(17.97%)이자 2대주주로 분할 후 신설되는 올리브영의 지분율도 그대로 유지돼 후계 구도에 있어 중요한 위치에 서게 된다. 

CJ는 올 초부터 신형우선주와 CJ올리브네트웍스의 지분 가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경영권 승계 절차를 본격 시작했다.

지난달 CJ의 신형우선주가 상장됐는데 보통주보다 가격이 싸고, 10년 뒤 보통주 전환도 가능해 이 부장이 이 신형우선주를 확보한 뒤 30대 후반에 접어들 때 보통주로 바꿔 의결권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승계에 활용될 수 있다.

CJ는 올 하반기에 올리브영의 IPO를 추진하는 것도 검토해 왔다. 

2014년 CJ시스템즈와 합병 5년 만에 다시 독립하는 올리브영의 몸집을 키워 이 부장의 지분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를 위해 올리브영의 글로벌 사업 강화를 목적으로 11월께 투자 유치에 돌입하고 내년 초 상장을 마무리하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올리브영이 IPO를 하게 되면 이 부장 등 오너 일가가 주식을 상장과 동시에 매각하는 구주매출 방식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지주사에 대한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

이를 위해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과 제휴하고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해외 진출 등을 앞세워 외부에서 재무적투자자(FI)나 해외 전략적투자자(SI)를 유치하기 위한 전략도 구체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번 주식교환까지는 이미 예정된 절차였기에 이 부장의 마약 파문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으나 올리브영 IPO와 관련된 절차는 사실상 잠정 보류된 상태"라며 "최소 3~5년간 승계 작업을 미루는 것으로 어느 정도 정리된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예상치 않은 돌발변수가 발생하면서 이 부장의 누나인 이 상무가 경영권 승계의 키가 쥐어질 가능성도 나왔지만, 경영승계가 급하지 않은 상황이라 이 회장 체제를 지속하는 가운데 향후 방향을 모색할 것으로 보고 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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