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대체투자 '만능열쇠' 아니다…'신중모드' 전환 연기금
[현장에서] 대체투자 '만능열쇠' 아니다…'신중모드' 전환 연기금
  • 홍경표 기자
  • 승인 2019.09.19 0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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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채권으로 따지면 신용등급 'BB' 수준인 대체투자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투자하고 있다. 부동산이나 인프라 투자 물건이 어디 있는지, 뭔지는 알고 사들이는지 모르겠다."

국내의 한 공제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대체투자 쏠림현상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쓴소리를 했다.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이 앞다퉈 대체투자 경쟁에 뛰어들자, 연기금과 공제회에서 대체투자 '신중모드'에 돌입했다.

시장 변동성 확대와 저금리 기조에 대체투자가 '만능열쇠'처럼 보이지만, 경기 둔화 시 자산가격 하락이 본격화되면 부실 대체투자의 경우 큰 위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기금과 공제회들은 증권사를 통한 셀다운(인수 후 판매) 투자는 지양하고, 대체투자 심사를 강화하는 등 리스크관리에 나서는 추세다.

셀다운은 증권사들이 우선 자기자본과 대출 등으로 대체 자산을 매입한 후, 연기금 등 기관과 개인투자자 등에 재판매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증권사들은 수수료와 매각차익 등을 거둘 수 있다.

경찰공제회는 해외 우량 운용사의 검증된 블라인드 펀드에 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증권사 셀다운 투자는 되도록 하지 않는 정책을 쓰는데, 과열 경쟁으로 투자 물건에 대한 리스크 검증이 덜 된 경우가 많다고 판단해서다.

또 대체투자 운용역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해외 시장 리서치를 강화하며, 해외 세미나와 출장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사학연금도 지금까지 셀다운 투자를 진행하지 않았고, 올해도 셀다운 투자를 진행하지 않을 계획이다.

해외 현지 자산운용사와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직접 투자 물건 확보를 이어간다. 기금 목표와 포트폴리오가 유사한 해외 연기금과의 투자도 추진한다.

노란우산공제는 대체투자 심사 기능을 분리하고, 심사 매뉴얼 작성과 활용을 통한 업무 프로세스 개선을 추진한다. 대체투자 데이터베이스를 시스템화하고 이미 투자된 자산에 대한 사후 현장실사를 정례화한다.

최근 증권사 등 기관투자자들은 북미와 유럽 지역의 물류센터와 오피스 빌딩 등 대체투자 자산을 경쟁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저금리 기조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힘들고, 대체투자로 얻을 수 있는 수익도 크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이 셀다운까지 성사하면 약 300bp가량의 수수료 이익을 거둘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런던과 파리, 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대도시에서 국내 기관투자자들끼리 투자 경쟁이 붙었고, 동유럽까지 투자 물건 확보 경쟁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을 뿐,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 경계의 움직임은 크지 않다. '내가 투자할 때는 안전하겠지'라는 믿음으로 위험한 폭탄 돌리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체투자는 대표적인 비유동자산에 투자하는 것으로 시장 위기 시 대응하기 쉽지 않다.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낸다고 하지만, 경기 침체기 자산가격이 하락하고 대체투자 자산에서 예상대로 임대료 등 현금흐름이 창출되지 않더라도 '버티기' 전략이 최선이 된다.

기관투자자들의 주력 포트폴리오가 대체투자가 되어가는 시점에서, 더 전문적이고 면밀한 투자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자산운용부 홍경표 기자)

kph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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