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올해 하반기 은행채 발행이 증가할지를 두고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시장에서 관심을 나타냈다. 은행채 발행 증가가 크레디트채권 시장과 여전채 시장의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탓이다.

시장에서는 은행채 발행을 놓고 엇갈린 의견이 나온다. 먼저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등으로 은행채 발행이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반면 안심전환대출에 따른 주택저당증권(MBS) 발행으로 은행채 발행 증가 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해석도 있다.

◇ LCR 규제 등으로 은행채 발행증가 전망…여전채 시장 '촉각'

19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은행채 순발행액은 올 하반기 들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은행채 순발행 규모는 올 7월 2조6천500억원, 8월 2조3천499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은행채 순발행액은 올 1월 5천300억원, 2월 마이너스(-) 1조1천901억원, 3월 499억원, 4월 -2천700억원, 5월 -2조3천300억원, 6월 9천750억원이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크레디트채권 시장과 여전채 시장 약세 원인 중 하나로 수급 악화가 크게 부각됐다"며 "최근 2년간 은행채 발행이 크게 증가한 달에 크레디트채권 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미쳤던 적이 있다"고 했다.

그는 "따라서 올 연말까지 은행채 물량이 얼마만큼 나올지 예상해 볼 필요가 있다"며 "다른 요인을 차치할 경우 은행채 발행이 증가하면 여전채 시장이 약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상반된 의견이 나온다. 먼저 LCR 규제, 대출자금, 연말 예·적금 만기도래 등으로 은행채 발행이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LCR 충족을 위한 은행채 순발행이 7~8월 연속 증가하면서 크레디트채권 시장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최근 2년 동안 은행채 누적 순발행이 연말 시점에 16조~20조원에 이르렀기 때문에 향후 10조원 이상의 은행채가 추가 발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LCR은 향후 30일간 순현금유출액 대비 고유동성자산 보유규모를 말한다. 은행의 LCR은 100%와 같거나 100%보다 커야 한다. 은행은 뱅크런 같은 위기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LCR 규제를 준수한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운용역은 "대출자금, 연말 예·적금 만기도래, LCR 규제 등으로 은행채 발행유인이 커지고 있다"면서 "이는 여전채와 회사채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 당분간 크레디트채권 시장 약세가 지속될 수 있다"고 했다.

◇ MBS 의무 매입으로 은행채 발행 크게 늘지 않을 수도

반면 은행채 발행 증가 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안심전환대출 출시와 관련해 은행이 MBS를 매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달 말 변동금리·준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최저 1%대 고정금리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는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출시계획을 확정했다.

대출 공급규모는 약 20조원이며 금리는 1.85~2.2%다. 안심전환대출과 관련해 MBS 발행은 오는 12월부터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이 MBS를 매입하면 고유동자산이 증가하게 된다. MBS는 한국주택금융공사 보증이 붙고 위험가중치가 0%다. 고유동성자산 레벨1 자산에 포함된다.

따라서 은행은 채권을 발행해 고유동자산을 매입해야 할 유인이 줄어들게 된다.

고유동자산은 레벨1 자산, 레벨2A 자산, 레벨2B 자산 등으로 나뉜다. 레벨1 자산은 국채, 통안채, 위험가중치 0% 공사채 등이다. 시장가치 전액이 고유동자산으로 인정된다.

레벨2A 자산은 위험가중치 20% 적용 공사채, 신용등급 'AA-' 이상 회사채, 커버드본드 등을 말한다. 시장가치에 할인율 15%를 적용한다.

레벨2B 자산은 신용등급 'A+'~'BBB-' 회사채 등이다. 시장가치에 할인율 50%를 적용한다.

은행이 예대율 규제를 지켜야 하는 점도 은행채 발행이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이유로 꼽힌다.

예대율은 원화 예수금 대비 원화 대출금을 말한다. 이는 100%와 같거나 100%보다 작아야 한다.

내년부터는 예대율 규제에서 가중치를 부여한다. 가계대출금에는 1.15를 곱하고 기업대출금에는 0.85를 곱한다. 기업 부문으로 자금흐름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이 때문에 가계대출이 많은 은행일수록 연말까지 예금을 늘리고 은행채 발행을 억제해야 한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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