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도전 후보군 토스 포기 시사…신한·하나도 미지근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송하린 기자 = 제3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신청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간 유력한 재도전 후보군으로 손꼽혀온 간편송금업체 토스가 신청 포기를 시사했다. 정부가 ICT 기업 주도의 혁신적인 서비스를 이끌 대표주자로 인터넷전문은행이란 공을 띄웠지만, 정작 경기를 이어갈 선수가 없는 형국이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 이승건 대표는 지난 18일 강남 창업공간 '디캠프'에서 열린 핀테크 스케일업 현장간담회에서 증권업과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중단 가능성을 언급했다.

국내 유일한 유니콘 기업으로 평가받는 비바리퍼블리카는 토스를 내세워 지난 5월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했다. 컨소시엄은 한화투자증권과 알토스벤처스, 굿워터캐피털, 리빗캐피털, 한국전자인증, 뉴베리글로벌, 그랩 등으로 꾸려졌다.

하지만 전략적투자자(SI) 없이 재무적투자자(FI)만으로 구성된 토스 컨소시엄은 결국 고배를 마셨다. 자본의 안정성 측면에서 금융당국이 제시한 허들을 넘지 못했다. 당시 토스는 금융혁신을 이어가겠다고 언급해 재도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재도전에 대해 (포기를 포함한) 여러 가지 사항을 다 검토 중"이라며 "기존 주주들과 논의 등 고심이 크다"고 말했다.

당시 혁신성 부족을 이유로 함께 탈락한 키움뱅크 컨소시엄은 관련 논의를 이어가던 태스크포스(TF)를 해체한 상태다.

다우키움그룹과 KEB하나은행, SK텔레콤, 11번가, 코리아세븐, 롯데멤버스, 웰컴저축은행, 하나투어 등도 심사 탈락 이후 이렇다 할 논의를 이어가지 않고 있다고 입장이다.

금융권에선 신규 도전자 후보군으로 네이버와 신한금융그룹, 농협금융그룹 정도를 손꼽아왔다. 하지만 이들 역시 현재로선 고개를 내젓고 있다.

네이버는 국내에서 은행업에 도전할 의사가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미 시중은행과 카카오뱅크가 잘하는 영역에 뒤늦게 뛰어들어 더 혁신적으로 잘하기가 쉽지 않다"며 "(도전에 있어) 처음 기조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지난달 조용병 회장의 지시로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추진을 재검토했다. 신한금융은 앞서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했지만, 비바리퍼블리카와 구상하는 바가 달라 컨소시엄에서 빠졌다. 신한금융은 이번 재검토 과정에서도 혁신적인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는 네이버 등 대형 ICT 업체 없이는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미 갖춰진 자사 디지털금융 인프라를 발전시키는 게 더 낫다는 판단에서다. 농협금융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유통사들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앞서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BGF리테일, 금융당국의 지난 인가 설명회에 참석했던 위메프, 1호 인터넷전문은행을 준비했던 인터파크 등도 아직 재도전 의사가 없는 상태다.

한 유통사 관계자는 "유통업의 경우 플랫폼을 제공할 순 있지만 든든한 조력자 없이는 금융업에 도전하기 쉽지 않다"며 "이미 기존 은행이나 카드사와 제휴를 통한 협업을 하고 있어 인터넷은행 사업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예비인가 도전을 준비하고 있는 곳은 소상공인연합이 주도하는 '소소스마트뱅크 준비단' 뿐이다.

서울시 소기업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패션소상공인연합회 등으로 구성된 이들은 지난 9일 발대식을 하고 컨소시엄 구성을 준비 중이다. 내부적으로 미래에셋그룹과 기업은행, 중소기업중앙회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다만 미래에셋과 기업은행은 일방적인 러브콜에 불과하단 입장이라 소소스마트뱅크의 주주구성에는 꽤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소상공인연합 관계자는 "에스크로 계좌를 열어 주식을 공개 모집하면 자본금 250억원은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이) 소기업과 소상공인을 통합하고 이들이 상생할 수 있는 인프라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당국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신청에 대한 문의는 꾸준한 편이다. 이달 초순에 실시한 설명회에는 약 120여명가량이 참석했다. 경쟁사 동향이나 분위기 확인 차원에서 참석한 곳들도 있겠지만 설명회에 대한 관심만큼은 뜨거웠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특정 업체의 참여를 독려할 수 없지만 심도 있는 문의도 꾸준한 편"이라며 "이번에는 컨설팅 역할이 강화된 만큼 (참여) 의사가 있다면 지난번과는 다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예비 인가 신청 접수가 시작되는 내달 10일 이후부터 외부평가위원회 구성을 진행할 예정이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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