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JP모건은 이달 초 'Volfefe 지수'라는 것을 선보였다.

Volfefe는 변동성을 의미하는 'volatility'와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는 'covfefe'라는 용어를 합친 말이다. 이 covfefe라는 단어는 트럼프 미 대통령이 2017년 5월 31일 새벽에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적은 "계속되는 부정적인 언론의 covfefe에도 불구하고"라는 문장 속에 포함된 단어다.

미국 언론은 사전에도 없는 이 단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보도(coverage)'라는 단어를 쓰려다 실수한 오타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대해 한 번도 해명한 적이 없지만, 이제 미국 언론 사이에서 covfefe라는 단어는 여러 패러디로 확장되고 있는 이른바 '트럼프 트윗'의 상징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아도취와 실수의 영향력까지 담고 있는 센스가 꽤나 돋보이는 작명이다.

JP모건의 Volfefe 지수는 트럼프 트윗(말)이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것이다. 월가는 임기의 반환점을 돈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그동안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평가하고 있다.

평가의 결과는 '이익'보다는 '비용' 쪽으로 기울어진다. 트럼프의 말의 향연 때문에 시장은 일종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것이다.

JP모건이 분석한 트럼프의 트윗은 2016년 대선 이후로 대략 1만4천개다. 하루 평균 10개 이상의 상당한 양이다. 2017년 대통령 취임 이후 올라온 트윗만 해도 1만개가 넘고, 계정 팔로워는 6천400만명에 이른다.

작년부터 시장 거래 시간대에 작성한 4천개의 트윗 가운데 146개가 시장을 움직였다. 트럼프 트윗은 통상 정오에서 오후 2시에 사이에 나왔고, 오후 1시에 나올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한다. 새벽 3시 트윗이 오후 3시보다 빈번했다는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JP모건은 트럼프의 빈번한 트윗이 변동성을 유발해 채권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고, 특히 2년물과 5년물 등 단기 채권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미 JP모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벌인 관세 전쟁 때문에 가구당 연평균 1천달러의 부담이 새로 생길 것이라는 분석도 지난달 내놓은 바 있다. 미국의 중간 가계 소득은 약 6만1천달러. 적지 않은 수준의 짐이다.

"트럼프 트윗 주제가 점점 더 시장을 움직이는 토픽, 가장 두드러지게는 무역과 통화 정책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JP모건은 "트윗이 나온 직후 미국 금리시장이 움직였다는 점점 더 강한 증거를 발견했다"고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GM,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 등 특정 기업에 대한 트윗도 작성했는데, 3분의 2 이상의 기업이 당시 손해를 봤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도 트럼프의 트윗과 주가수익률이 역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BAML은 2016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 35개 이상의 트윗을 쓰는 날, 5개 이하를 쓴 날의 S&P500의 일간 수익률을 비교해 트윗이 많은 날에는 주가가 하락하고, 트윗이 적은 날에는 주가가 올랐다고 분석했다.

월가에서는 트윗, 위협, 정책 등 투자자들의 지갑에서 빠져나가는 트럼프 비용이 날마다 늘어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JP모건은 트럼프 트윗 효과는 몇 분 내에 가장 잘 나타났고, BAML도 트럼프 트윗이 조용해지면 주가가 회복된다고 했다.

실제 대선 이후 미국 주식시장은 큰 상승 랠리를 보였고, 큰 폭의 하락을 경험했지만 지금도 사상 최고치를 다시 넘볼 정도로 큰 회복세를 나타냈다. 국채, 달러 등 미국 자산은 다른 국가와 비교할 때 탄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트윗은 글자 수가 280자로 제한된 비교적 짧은 SNS다. 트럼프 대통령이 보내는 메신저의 무게 때문에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하지만, 짧은 만큼 그 여파는 길지 않은 상황이다. (곽세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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