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내 금융시장의 글로벌 통화정책 추가 완화 기대는 점차 옅어질 것으로 보인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거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신중한 스탠스가 재차 확인됐기 때문이다. 다분히 후행적이라 평가받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정책 행보는 더욱 조심스러워질 공산이 크다.

연준이 지난 18일(현지시간) 정책금리를 연 1.75~2.00%로 0.25%포인트 내렸지만 '매파적 금리인하'로 평가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두 달 만에 내린 이번 기준금리 역시 '보험성'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상황을 "기준금리에 대한 완만한 조정으로 해결될 수 있고, 해결돼야 한다"고 평가했다.

연준 위원들 간의 정책 이견도 더 커졌다. 투표권을 가진 10명의 FOMC 위원 가운데 7명은 0.25%포인트 인하에 찬성했지만 3명은 반대했다. 파월 의장 취임 이후 기준금리 결정 과정에서 만장일치가 깨진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9월 FOMC 전반이 매파적으로 평가되면서 미 연준의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내 시장은 자연스럽게 다음 달 예정된 금통위 스탠스에 주목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에 이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한 만큼 금통위도 내릴 가능성이 크지만, 그 이후를 보는 시장 참가자들 입장에선 추가 인하 가능성을 탐색하려 할 것이다.

채권시장은 다음 달 이후 한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일단락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달 1.0%대로 급락했다가 최근 1.30%대를 회복했다. 현재 한은 기준금리 1.50%보다는 낮다. 다음 달 금통위 때 기준금리가 1.25%로 내려간다고 보면 현 시장금리와 비교할 때 충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 평가할 수 있다.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9월 FOMC를 평가하면서 향후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가장 고려하는 변수로 대외 리스크의 전개 상황을 꼽았다. 국내 성장률과 물가, 금융안정 상황도 중요하지만, 대외 리스크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추가 완화를 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다.

미·중 무역분쟁의 진행 상황과 홍콩,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 여부 등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재연될 경우에도 다시 금리 인하 기대가 확산할 수 있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 침체 우려를 더 키울 것이기 때문이다. 9월 FOMC 전후로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가 다시 축소되는 흐름이라 주목해야 한다.

물론 연준이 서두르지 않는 상황에서 한은이 앞다퉈 금리를 빠르게 내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한은 스스로는 '선제적인' 정책이라 자평할 때가 종종 있지만, 시장과 금융권에선 여전히 지나치게 신중하고 후행적이라 평가하는 이들이 많다. 시장은 한은의 정책 방향을 예단해서 리스크를 키우기보다 금통위 당일 이주열 총재의 메시지에 집중하면서 속도 조절을 하는 게 상책일 것 같다. (금융시장부장 한창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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