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차관, 거시경제전문가 6인과 간담회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통계청이 최근 우리나라의 경기정점을 지난 2017년 9월 설정하면서 정부가 경기를 오판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20일 "경기를 예단해 정책을 시행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2017년 9월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다. 일부에서는 경기 수축기에 최저임금제, 법인세 인상, 주 52시간 도입 등을 실시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그러나 기재부에 따르면 경제전문가들은 김용범 기재부 1차관 등과 만난 자리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선행지수 선행성이 크게 약화하는 가운데 경기순환 변동 폭도 매우 축소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경기순환 정점과 저점을 사전에 예단해 정책을 시행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으며, 경기국면에 대한 해석에 있어서도 신중을 요구한다"고 했다.

실제로 우리나라가 속한 제11 순환기 내에서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좁은 폭 내에서 등락을 거듭해 소순환이 나타났다. 지난 2013년 3월 저점은 99.7이었지만 2014년 3월 100.6, 2015년 7월 99.6 등 작은 순환이 나타난 것이다.

따라서 언제가 경기 확장 또는 경기 수축 국면인지 명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이날 회의에는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송민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팀장, 박석길 JP모건 수석부장, 오석태 소시에테제네랄 이코노미스트, 송기석 BOA 메릴린치 전무 등이 참석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순환기의 기준순환일 설정은 정책 평가의 도구라기보다는, 경기 순환변동에 대한 연구ㆍ분석에 도움이 되도록 중ㆍ장기적 시계에 사후적ㆍ기술적 확인ㆍ결정하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참석자들은 2017년 9월을 정점으로 찍은 데 대해서도 "2017년 말에서 2018년 초를 기점으로 경기사이클이 전환된 것을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했다.

또 2018년 이후 보호무역주의 확산 과정에서 글로벌 교역 및 제조업이 본격적으로 위축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 대해 우려했다.

이런 글로벌 경제위축은 독일과 싱가포르, 한국 등과 같이 제조업이나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을 중심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글로벌 경제 관련 불확실성이 산재해 있고 변동성이 크게 확대하고 있는 만큼 정책당국이 더욱더 높은 경계감을 가지고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매우 긴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김 차관은 "우리 경제가 빠르고 힘있게 반등할 수 있도록 경기개선 모멘텀을 만들어 가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불확실성이 심화하고 있는 글로벌 경제 흐름에서 경제운용의 핵심과제는 리스크의 철저한 관리와 경제활력 제고를 통해 성장경로를 조속하게 회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도 2020년 '상당한(Sizeable)' 확장적인 재정정책 발표국가로 우리나라를 예로 들었다는 점을 꼽았다.

김 차관은 "재정의 적극적 경기대응 역할 및 민간활력 제고를 위한 적절한 정책조합 등에 정책의 역점을 둘 것"이라며 "이ㆍ불용 최소화 등 재정 집행을 가속화하고 하반기 경제활력 보강 추가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경제활력 제고에 총력을 기울여 나가면 올해보다 내년이 더 나아지면서 점차 잠재 수준의 성장궤도를 회복할 것"이라는 내다봤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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