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신한금융투자가 약 3천억원 규모로 판매한 파생결합신탁 상품인 독일 헤리티지부동산DLS 만기상환 지연으로 비상 대응에 나섰다.

지난 7월26일 130억원 규모의 DLS 만기상환이 도래했지만 상환하지 못한 채 오는 10월말까지 상환을 미뤘다.

자칫 독일내 부동산 허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첫 번째 발등의 불을 끄더라도 앞으로 만기상환이 차례로 다가올 때마다 연장해야 하는 최악의 사태가 올 수 있다.

23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2017년 6월26일부터 2019년 7월26일까지 최소 가입금액 1억원으로 판매한 'KB독일헤리티지 DLS-2'의 만기 상환을 위해 20여명의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렸다.







이 상품은 KB증권이 발행하고 신한금융투자가 판매한 상품으로 독일의 역사적 보존가치가 높은 건물을 재개발해 분양하는 상품이다.

싱가포르의 반자란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AGPI Fund(Absolute German Property Investment Fund) 수익률을 기초자산으로 하며, 이 펀드는 독일 돌핀트러스트(현 저먼프로퍼티그룹)가 시행하는 '기념물 보존 등재 건물' 재건 사업에 투자한다.

지난 7월 26일이 만기였지만 독일 베를린 파워플랜트 개발 인허가가 지연되면서 원리금 상환이 이뤄지지 않았다. 8월 26일에도 만기 상환이 무산되면서 10월말 이후로 만기상환 시점을 연장한 상태다.

신한금융투자는 독일 현지에 직원을 급파해 부동산 인허가 상황을 살피는 한편, 이전에 부동산 매각이 이뤄질 경우 언제든 상환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만기가 연장됐지만 앞으로도 만기는 계속 도래하는 만큼 TFT를 구성해서 대응하고 있다"며 "부동산 매각 결정이나 가격 협상이 이뤄져야 상환이 가능한 만큼 싱가포르 운용사와 독일 현지를 나눠서 빠른 상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상품을 발행, 판매했던 NH투자증권도 본사에서 PB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를 개최하고, 독일 현지의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를 비롯해 발행, 판매에 관여한 증권사들은 이 상품이 부동산선순위 담보가 있는 상품이라 투자자의 손실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추석연휴 전에 독일 베를린 파워플랜트 관련 매각 협상이 이뤄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매각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돼 입금이 완료되면 8~10월말 도래한 DLS의 만기 상환은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A플랜은 분양을 마무리해 상환하는 것이었고, B플랜은 현지 매각을 통해 상환하는 것이었는데 현재 B플랜을 통해 순차적으로 매각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며 "이미 상당수준 부동산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협상단계에 접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큰 손실을 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DLS의 주된 판매사인 신한금융투자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만기가 3개월 연장된 상태인데 기간 내에 투자금이 최종 입금되지 않으면 만기 상환은 물건너 가기 때문이다.

여차하면 만기 연장이 줄을 잇는 결제 불이행 사태가 올 수 있다.

아직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거나 전면에 나서는 투자자는 없지만 사태가 악화될 경우 신한금융투자로서는 위기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일부 증권사는 만기 연장 기한을 최대 2년까지 내다보고 대응하고 있다.

부동산 매각, 분양을 통한 상환은 단시일에 이뤄지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기한을 길게 두고 그 안에 자금이 회수될 경우 한시라도 빨리 만기상환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부동산 매각 협상이 어느 정도 진전이 있다 해도 판매사로서는 현금이 완전히 입금되기 전까지는 확신할 수 없다"며 "빠른 상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 외에는 매각 상황에 대한 내용은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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