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삼성전자가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탕정 공장에 약 13조 원을 투입해 퀀텀닷 올레드(QD-OLED) 투자에 나선다.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방침에 따라 액정표시장치(LCD)에서 QD-올레드로의 전환을 꾀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 탕정 공장 시설 투자 방안을 마련하고 다음 달 중순께 공식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약 13조1천억원을 투자해 LCD 생산라인을 단계적으로 QD-올레드 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안이 골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이처럼 QD-올레드 투자에 나선 것은 LCD 사업 부문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 7천5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은 그러나 아이폰X 판매 저조에 따라 애플이 당초 계약한 올레드 패널 물량을 주문하지 못하면서 삼성전자에 약 9천700억 원(8억 달러)의 보상금을 지급한 데 따른 것이다.

보상금 요인을 제외하면 적자라는 의미다.

LCD 사업 부문의 수익성이 이처럼 악화하고 국내 업체들이 잇따라 생산량을 줄이는 것은 기술 격차가 축소되면서 중국 업체들이 물량을 쏟아내는 데 따른 것이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京東方)는 LG디스플레이를 출하량 기준으로 제치고 2017년부터 전 세계 대형 LCD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달 26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마저도 "지금 LCD 사업이 어렵다고 해서 대형 디스플레이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독려할 정도였다.

이 부회장은 또 "지금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다가올 새로운 미래를 선도해야 한다. 기술만이 살길이다"라고 당부했다.

삼성전자가 QD-올레드에 투자해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도 경쟁사들과 '초격차'를 벌리고자 나선 것은 이 부회장의 이런 방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QD-올레드란 빛의 3원색(빨간색·초록색·파란색) 가운데 파란색을 광원으로 쓰고 그 위에 적·녹 QD 컬러필터를 올리는 방식이다.

이는 LG디스플레이가 TV용 대형 패널에 적용하는 백색(W)-올레드 방식과 차이가 있다.

업계에선 발광층을 쌓아 만든 백색 올레드에 3원색 컬러필터를 탑재하는 W-올레드보다 QD-올레드의 생산성과 색 재현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한다.

LG전자의 '올레드 TV 진영'에 맞서 'QLED TV 진영'을 이끄는 삼성이 QD-올레드 투자에 나선다면, TV용 대형 올레드 패널에 재도전한다는 의미가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LCD 패널을 월 12만 장 생산하는 충남 아산사업장 8.5세대 LCD 라인의 생산량을 줄였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감산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8.5세대 LCD 생산라인인 L8-1-1라인이나 L8-2-1라인 중 하나를 셧다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투자 계획은 현재로서는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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