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주재한 사장단 워크숍에서 '위기론'을 꺼내 들었다.

사업 체질을 강화하는 동시에 사업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생존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24일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열린 사장단 워크숍에서 "L자형 경기침체 등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의 위기가 온다"며 "앞으로의 몇 년이 우리의 생존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기 극복을 위해 근본적인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하고 사업 방식과 체질을 철저하게 변화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구 회장은 또 "LG가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근본적이고 새로운 변화를 위해 사장단이 주체가 돼 실행 속도를 한 차원 높여달라"고 주무했다.

이어 "제대로, 그리고 빠르게 실행하지 않는다면 미래가 없다는 각오로 변화를 가속해 달라"고도 했다.

권영수 ㈜LG 부회장과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등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및 사업본부장 등 30여 명이 참석한 이날 워크숍에서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 미래 생존을 위한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사장단 워크숍은 최고경영진이 모여 경영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로, 매년 9월께 개최된다.

지난해에는 구 회장이 ㈜LG의 대표이사를 맡은 지 불과 3개월여 지난 데 따라 생략했다가, 올해 취임 후 첫 워크숍을 열게 됐다.

이날 워크숍에서 참석자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수요 위축과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시장 감소 등의 구조적 문제로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데 공감하고,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경영 환경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에따라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단순히 견뎌낼 것이 아니라 사업 모델과 사업 방식 등 근본적인 혁신을 통해 차별화된 고객 가치 창출 역량을 확보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아울러 디지털 시대의 고객과 기술 변화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소통 방식과 일하는 방식 등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데도 공감했다.

구 회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은 더 나은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수단이자, 경쟁력을 한 차원 끌어올리기 위해 꼭 필요한 변화"라고 강조했다.

사장단은 제품과 서비스의 가치를 혁신하기 위해 추진 중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한 층 가속하고,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역량을 강화해 고객 중심 가치를 혁신하기로 했다.

스마트팩토리 적용과 연구·개발(R&D) 효율성 개선을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 확대, 디지털 마케팅 강화 등 사업방식도 변화 시켜 나가기로 했다.

각 사 경영진은 현재 추진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진행 상황과 전략 방향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논의했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는 AI를 활용해 질환 관련 유전자 정보와 의학 논문 등을 분석하고 시뮬레이션해 신약 후보군 발굴의 효율성을 R&D 전략를 소개했다.

LG유플러스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맞춤형 상품·콘텐츠를 추천하는 마케팅 사례 등을 공유했다.

LG그룹은 디지털 인재 육성과 IT시스템 트랜스포메이션 등을 통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사내 교육기관인 LG인화원은 올해 초 AI, 빅데이터 등 디지털 핵심 기술 역량을 갖추고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인재 육성을 위해 '디지털 테크 대학'을 출범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임직원 대상 필수 교육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정도 도입했다.

지난달에서는 예비 사업가 후보 육성 프로그램인 LG MBA 과정에 선발된 103명의 인재가 실제 스타트업처럼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시장에 선보이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챌린지'를 개최해 디지털 사업 실전 역량을 키우기도 했다.

LG는 아울러 전체 계열사 IT시스템의 90% 이상을 클라우드로 트랜스포메이션하기로 했다.

또 경영활동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의 원활한 생성과 축적, 공유를 위해 주요 소프트웨어 표준 도입을 진행하는 등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하고 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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