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장에 '日수출규제 피해기업' 세정지원 확대 건의

국세청장 "납기연장·징수유예 등 세정지원…기업 자금흐름 도울 것"



(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최근 정치 상황으로 각종 경제 현안과 관련한 입법 논의가 막힌 데 대한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박 회장은 25일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김현준 국세청장 초청 간담회에서 "기업 활동을 돕는 법과 제도 변화는 여전히 더딘 상황"이라며 "정치적인 상황들로 우리 사회가 경제 현안과 입법 관련 논의를 이어가지 못하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지난 18일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전국 상공회의소 회장단회의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조국 사태'에 매물된 정치권에 "경제 이슈와 관련된 논의 자체가 실종된 것 같다"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당시 "현 경제상황을 보면 총력대응을 해도 헤쳐나갈 수 있을지 걱정인데, 정치권이 경제 이슈에 대해 제대로 논의한 적이 언제인지 기억도 안난다"고도 했다.

박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국체청장에게 일본 수출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에 세정지원을 더욱 확대해 줄 것도 건의했다.

그는 "국세청에서 세무검증부담 완화와 각종 신고기한 연장 같은 조치들을 발 빠르게 시행해 기업들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법령과 제도를 좀 더 탄력적으로 해석하고 운용해주길 바란다"고도 당부했다.

박 회장은 "기업들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성실납부 의무는 실천하겠다"면서 "올해도 기업들은 성실히 납세에 임하고 국세청은 납세자 편의를 돌보는 팀플레이가 발휘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김현준 청장은 "경제활력 회복을 세정측면에서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납기연장, 징수유예 등을 적극적으로 실시해 기업의 자금흐름에 도움을 주려 한다"고 답했다.

김 청장은 또 "비정기조사를 비롯한 전체 조사건수를 축소하고,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는 모범납세자에게 정기세무조사 시기를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세무조사가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저해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세정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라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위기상황을 신속하게 극복할 수 있도록 전국 125개 세무서에 설치된 일본수출규제 피해기업 세정지원센터를 통해 빠짐없이 세정지원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세행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납세자보호위원회 심의대상을 세무조사에서 일반 과세절차 전반으로 확대하고, 비정기 세무조사 현황에 대한 보고·자문을 도입하는 등 실질적 외부 감독을 강화하겠다"며 "납세자보호담당관의 세무조사 중지 승인 제도를 신설하는 등 과세권 행사의 신뢰성도 확보하겠다"고 했다.

또 "민생현장의 세무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현장소통을 강화하여 생생한 현장 중심의 목소리를 국세행정에 반영하는 참여도 확대해 나가겠다"며 "기업인들의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연구개발, 생산성 향상 등 노력이 조세제도 개선이나 금융지원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세정차원의 뒷받침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상의는 ▲일본 수출규제 피해기업 세정지원 확대 ▲연구·개발(R&D) 세액공제 사전심사 ▲합리적 운영 순환세무조사 시기 사전협의 제도 도입 ▲가업상속공제 사후관리요건 합리적 운영 ▲성실납세자에 대한 포상 인센티브 확대 ▲어려운 경제상황을 고려한 세원관리 업무 추진 ▲납세자 부담 완화를 위한 과세품질 제고방안 마련 등 10개 건의과제를 국세청에 건의했다.

박 회장은 "오늘 10개 건의과제에는 벤처나 스타트업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시도하고, 기업의 해외 진출이나 R&D 활동을 지원하는 내용도 상당수 포함됐다"며 "세정 운용의 묘를 살려주면 기업들이 의욕적으로 일을 벌이는 데 있어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용만 회장을 비롯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이원희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장동현 SK 대표이사, 손옥동 LG화학 사장, 허기호 한일홀딩스 회장, 허용도 부산상의 회장, 이강신 인천상의 회장, 정성욱 대전상의 회장, 전영도 울산상의 회장 등 대한·서울상의 회장단 20명이 참석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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