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런던증권거래소(LSE)가 홍콩증권거래소(HKEX)의 인수 제안을 거절한 이후 두 거래소 수장이 만난 자리에서 의견이 충돌했다.

홍콩이 중국의 금융 관문이 맞는지, 자본 유출에 대한 중국 정부의 엄격한 통제가 조만간 완화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두고 엇갈린 분석을 제시했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데이비드 쉼머 LSE 최고경영자(CEO)는 런던에서 열린 '시보스(Sibos)' 행사에 참석해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제공할 파트너로 홍콩보다는 상하이를 선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장기적으로? 중국의 금융중심지라는 측면에서? 우리는 상하이가 중국의 금융중심지라고 본다"면서 "상하이증권거래소와의 파트너십을 소중히 생각하며 상호 이익을 가져다준다고 본다. 지난 6월 우리는 상하이-런던 교차거래(stock connect)를 출범했으며 교차거래는 처음 있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교차거래를 통해 중국 국내기업들이 LSE에 글로벌예탁증서(GDR) 형태로 주식을 상장할 수 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자금 조달에 나설 수 있다.

쉼머 CEO는 "중국 시장을 둘러싼 자본 통제는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으며 추세는 느려지고 있지만, 분명히 폐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의 엄격한 자본 통제 덕분에 자유로운 자본 흐름을 허용하는 홍콩이 중국 본토 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홍콩거래소의 찰스 리 샤오자 최고경영자(CEO)는 쉼머 CEO 발언 직후 다른 세션에 참석한 자리에서 자본 통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일축하고 홍콩이 계속해서 중국의 관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중국이 통제를 완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앞으로 20년 더 이에 관해 얘기하고 있을 것이다. 자본 통제는 우리와 함께 한 세대 더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홍콩 주식시장이 런던보다 훨씬 오랫동안 중국 기업들을 위한 허브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리 CEO는 이어 "우리가 '교차 거래(connect)'를 시작했을 때 이 단어를 특허를 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우리는 25년 전에 교차 거래를 시작했으며 홍콩에는 500개의 중국 기업이 대거 상장돼 있다"고 말했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을 모아놓은 H증시를 언급한 것이다. 이는 1993년 7월 시작됐다.

홍콩과 상하이증시의 교차거래 시스템인 후강퉁은 지난 2014년 11월 시작됐다. 선전과의 교차거래인 선강퉁은 2년 뒤에 나왔다.

지난 11일 HKEX는 LSE를 366억달러(약 43조7천억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으며 LSE 이사회는 이틀 뒤에 인수 제안을 거절했다.

HKEX는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UBS와 HSBC 등 투자은행을 고용해 LSE가 이 제안을 받아들이도록 주주들을 설득하도록 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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